헌법재판소가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 박근혜 탄핵심판에서 '파면'을 결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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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GEUN HYE BLUE HOUSE
South Korea's President Park Geun-Hye speaks during an address to the nation at the presidential Blue House in Seoul on November 4, 2016.Park on November 4 agreed to submit to questioning by prosecutors investigating a corruption scandal engulfing her administration, accepting that the damaging fallout was 'all my fault'. / AFP / POOL / Ed JONES AND Ed Jones (Photo credit should read ED JONES/AFP/Getty Images) | ED JONES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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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됐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즉시 박탈 당했으며,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게 됐다. 대통령 취임 1475일 만이자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지 92일 만이다.

헌법재판소는 10일 오전 11시 열린 '2016헌나1 대통령(박근혜) 탄핵' 사건 선고기일에서 재판관 8대0으로 탄핵소추안을 인용 결정했다. 박 대통령이 대통령직 파면에 이를 만큼 중대한 헌법·법률 위배 행위를 저질렀다는 국회 측 주장을 인정한 것이다.

헌재는 국회가 탄핵소추안에 적시한 탄핵사유 13개 중 상당 부분을 인정했다.

구체적으로는 △공무원 임면권을 남용해 직업공무원제도 본질 침해 △언론의 자유 침해 △세월호 사건에 관해 생명권 보호의무와 직책성실의무 위반 △최서원(최순실)에 대한 국정개입 허용과 권한 남용 등으로 헌재가 요약한 탄핵 사유 중 제일 마지막으로 언급한 국정개입 부분이 중대한 법 위반 행위로 인정된다고 봤다.

헌재는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비롯한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했으며, 이는 "최서원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헌재는 "재단법인 미르와 케이스포츠의 설립, 최성원의 이권 개입에 직, 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피청구인의 행위는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업경영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적시했다.

직무상 비밀 문건 유출 관련 혐의도 인정했다. 박 대통령의 "지시 또는 방치에 따라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많은 문건이 최서원에게 유출된 점은 국가공무원법의 비밀엄수의무를 위배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seoul

헌재는 박 대통령 "재임 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 행위가 있었다는 점이 인정된다며 박 대통령의 이러한 행위가 대의민주제와 법치주의의 정신을 훼손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헌재는 박 대통령이 그동안 수 차례 밝힌 것과는 달리 검찰과 특검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 압수수색을 거부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소추사유와 관련한 박 대통령의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헌법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행위"라고 지적한 뒤, 박 대통령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헌재는 △대통령 권한 남용(공무원 인사개입) △언론 자유 침해 △국민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세월호 7시간') 등은 탄핵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헌재는 박 대통령이 문화체육관광부 노태강 국장 등에 대한 경질을 지시한 것이나 세계일보 조한규 사장 인사에 개입했다는 국회 측 주장은 분명한 증거가 없다고 봤다.

또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헌법상 국민의 생명권 보호와 직무 성실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국회 측 탄핵 사유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성실성은 상대적 개념이므로 탄핵 판단의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헌재는 '보충의견'으로 박 대통령이 "생명권 보호의무를 위반하지는 않았지만, 헌법상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및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적시했다.

park geun hye inaugurate

헌재가 박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면서 박 대통령은 즉시 대통령직을 상실하게 됐다. 또 임기를 마치고 정상적으로 퇴임한 다른 대통령과는 달리 경호·경비를 제외한 나머지 예우를 모두 박탈 당했다.

현직 대통령에게 주어졌던 불소추특권도 즉시 사라졌다. 이에 따라 특검으로부터 수사를 넘겨 받은 검찰은 곧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박영수 특검팀은 각각 박 대통령을 '피의자'이자 '공범'으로 적시한 바 있다.

특히 특검은 새롭게 수집된 증거와 진술 등을 토대로 뇌물수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을 추가했다. 박 대통령은 그밖에도 강요·강요 미수·공무상 비밀누설 등 총 11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박 대통령을 곧바로 소환할 가능성도 있으며, 증거인멸 우려 등이 인정될 경우 구속영장을 신청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동안 청와대의 거부로 무산됐던 청와대 압수수색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는 지난해 10월부터 계속 진행됐지만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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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의혹이 불거진 이후,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되기까지는 두 달이 조금 넘는 시간이 걸렸다. 시민들은 광장에서 촛불을 들며 박 대통령 사퇴와 탄핵을 외쳤고, 11월 12일에는 1987년 6월 항쟁 이후 최대 인파인 100만명이 서울 광화문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

이 거대한 촛불시위는 언론의 1면을 장식했으며, 이후에도 촛불집회는 최다 참가인원 기록을 경신하며 매주 주말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타올랐다.

야3당은 '거국내각 구성'이나 박 대통령 임기단축 등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으나 결국 탄핵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여기에 새누리당 소속 '비박계' 의원들이 가세하면서 탄핵안은 급물살을 탔다.

마침내 지난해 12월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찬성 234, 반대 56, 기권 2, 무효 7표로 압도적으로 가결됐다.

park geun hye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헌재의 박 대통령 탄핵심판은 압축적으로 진행됐다. 준비 절차를 포함해 그동안 모두 20번의 심리가 진행됐으며, 법정에 나온 증인만 25명에 달했다.

헌재는 탄핵소추안 심리에 착수한 이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전체 재판관 회의를 열었다. 1월31일 박한철 소장의 임기가 종료된 이후부터는 이정미 재판관이 권한대행을 맡아 심리를 이끌었다.

박근혜 대통령 측 대리인들은 헌재 재판정 안에서 '태극기 퍼포먼스'를 벌이는가 하면 횡설수설 끝에 재판관을 향해 모독성 발언을 했다. 소위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헌법재판관들을 비난하며 탄핵심판 불복종을 거론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헌재는 흔들리지 않고 탄핵심판을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초기부터 밝혔다. 심리 막판 박 대통령 측은 치열한 법리 공방 대신 노골적인 '지연 전술'을 폈으나 헌재는 이런 시도도 모두 무산시켰다.

박 대통령은 탄핵심판 초기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와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낸 서면의견 등을 통해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하지만 헌재는 박 대통령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고,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에 의해 파면을 결정지었다.

관련기사 :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 '대통령 탄핵'을 결정한 헌법재판소의 선고문을 읽어보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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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장의 사진으로 보는 박근혜 게이트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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