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국정원장 "보수단체에 돈 댔다"고 실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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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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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병기 전 국가정보원장한테서 ‘국가정보원이 보수단체에 지원금을 댔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특검팀은 지난 1월2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련해 이 전 원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뒤 그를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특검팀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2014년 7월부터 2015년 2월까지 국정원장을 지낸 이병기 전 비서실장은 지난 1월 특검 조사에서 국정원의 보수단체 지원과 관련해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은 예전부터 해오던 일이다. 기조실장한테 그런 내용에 대해 보고받았지만, 계속 그런 지원이 있어왔기 때문에 국정원장이 굳이 터치할 입장은 안 됐다”고 밝혔다.

국정원의 보수단체 자금 지원 의혹은 그동안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전직 국정원장의 진술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 전 실장은 또 “내가 (국정원장으로) 있던 시절에도 지원을 했고, 지금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상세한 (지원) 내역에 대해선 말하기 어렵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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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0대 총선을 하루 앞둔 지난해 4월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황교안 국무총리(왼쪽)와 이병기 당시 비서실장(전 국가정보원장)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병기 전 비서실장으로부터 ‘국가정보원이 보수단체에 지원금을 댔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전 실장은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에 지원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이날 <한겨레>는 국정원에 보수단체에 자금을 지원한 게 맞는지, 지원했다면 어떤 근거로 자금을 준 것인지 등을 물었으나 국정원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만으로 답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정원이 민간 보수단체에 대한 자금을 지원한 것은 논란의 소지가 클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법(제9조)을 보면, 국정원장을 포함한 직원은 정당이나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런 만큼 국정원이 아무리 정보기관이라고 하더라도 민간 보수단체에 어떤 규정을 근거로 자금을 지원했는지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국정원이 이명박 정부 때부터 보수단체의 활동을 지휘해온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열린 ‘국정원 댓글사건’의 주범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파기환송심 공판에서 검찰은 “국정원 심리전단 소속 직원 박아무개씨가 보수 우파단체를 지원하고 지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검찰이 공판에서 밝힌 내용과 <한겨레>가 입수한 재판기록 등을 종합해보면, 국정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부터 2년간 약 7곳의 보수단체와 접촉하며 보수단체가 신문에 내는 의견광고에 개입하는가 하면, 이들이 벌이는 1인시위와 전단지 배포 계획까지 관여했다.

국정원은 이런 활동이 특정 보수매체에 보도될 수 있도록 직접 부탁했고, 보도된 기사들은 다시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등을 통해 인터넷에 전파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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