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보복 '직격탄'을 맞은 제주, 중국 관광객 11만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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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에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고 있다.

제주관광 무더기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 데다 중국 자본이 제주에 추진하던 대규모 개발 사업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제주사회의 전방위적인 피해가 표면화되고 있다.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85%에 달하는 점에 비춰봤을 때 사드 후폭풍의 규모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1. 11만명 제주관광 예약 취소, 연말까지 中관광객 70% 감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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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제주 바오젠 거리의 모습. 바오젠 거리는 제주도가 2011년 중국 바오젠그룹 직원 1만1000명이 방문한 이후 대규모 외국 관광객이 방문하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했다.

제주도는 중국 정부의 한국관광 금지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제주관광 예약 취소 실태를 확인한 결과 지난 6일 기준으로 11만1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중국 국가여유국이 지난 2일 베이징 일대 여행사를 소집해 한국행 여행상품에 대해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전면적인 판매 중단을 구두로 지시한 이후 4일 만에 발생한 무더기 예약 취소사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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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용두암 근처 관광객들이 한산하다.

이번에 조사된 예약 취소 사례들은 오는 15일 이후에 모객이 확정됐었다가 전면 취소가 이뤄졌다며 중국 현지 모객 여행사가 도내 여행사에 통보한 것이다.

지난 4일부터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에서는 한국관광 상품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로 인해 제주에 기항하던 크루즈 상품도 판매되지 않으면서 크루즈 관광객도 대거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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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선 도 해양수산국장은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를 모니터링 한 결과 4일부로 한국 기항 크루즈 상품 판매가 전부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차후 기항이 취소될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며 “중국에서 출발한 크루즈들은 제주를 거치지 않고 일본이나 대만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김 국장은 “중국발 크루즈가 안 오게 되면 월드와이드(세계 일주 크루즈)나 일본발 크루즈를 유치해야 하는데 아무리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크루즈 관광객의 97%를 차지하는 중국인 비중을 채우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를 다녀간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은 117만4046명으로 전체의 97.1%를 차지했다.

도는 오는 15일을 기점으로 대규모 여행상품 취소 사태가 이어지면 도내 중국계 운영 여행사 78곳이 큰 타격을 입고 관광호텔 118곳을 비롯한 관광숙박시설 총 386곳 등도 전반적으로 침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전세버스 업체 59개소(총 2269대)와 중국인 중심 외식업체 105개소, 관광면세점 801개소(시내면세점 3곳·출국면세점 1곳·지정면세점 4곳·사후면세점 693곳) 등도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이승찬 제주도 관광국장은 “제주의 경우 타 지역에 비해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한데다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85%에 달하는 점에 비춰봤을 때 사드 후폭풍의 규모를 가늠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이어 “오는 15일 이후 연말까지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도에 비해 7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 중국 자본이 참여하는 대규모 개발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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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중국 녹지 그룹으로부터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해 공사가 일부 중단된 제주 서귀포시 제주 헬스케어 타운 호텔 공사현장에서 인부가 작업을 하고 있다. 호텔은 헬스케어 타운의 의료 관광객들을 위한 시설로 1600억원을 투입해 객실 300여개와 공연장, 회의시설을 갖춘다는 계획으로 2015년 착공해 201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2017.3.7/뉴스1

중국 정부의 조치에 따른 불똥은 대규모 개발사업으로도 튀고 있다.

국내 첫 영리병원 설립 허가를 받은 중국 녹지그룹이 제주 서귀포 동홍동과 토평동 일원 153만9013㎡(약 47만평)에 짓고 있는 제주헬스케어타운 공사가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7일 건설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녹지국제병원 개원을 목표로 조성 중인 제주헬스케어타운 공사가 공정률 50%인 상태에서 일부 중단됐다.

국내 시공업체가 사업자측으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 제주도회 관계자은 “공사가 아예 중단된 건 아닌데 공사대금 때문에 문제가 있어서 차질을 빚고 있는 것 같다”며 “중국 당국의 지침으로 인한 영향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시공업체 관계자는 “공사비 일부를 지급받지 못한 건 사실”이라며 “공사가 전면 중단된 건 아니고 공정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부분들에 대해서만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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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관광객 100만명 돌파를 하루 앞둔 2016년 10월19일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여객국제터미널에서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들이 제주 관광을 위해 입국하고 있다. 이들은 약 6시간 동안 제주에 머무르며 용두암과 면세점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발주처 측하고 협의 중에 있다. 공사 재개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를 할 것”이라며 “공사를 진행함에 있어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월부터 중국 정부가 자본 이탈을 막기 위해 해외 송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지만 녹지그룹 측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헬스케어타운에는 총 사업비 1조5214억원(공공 1720억원·민간 1조3494억원)이 투입됐으며 3조1000억 원의 지역경제 생산유발 효과와 7800억 원의 소득유발 효과가 전망됐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자본 유출 억제 조치가 이어지면 제주에서 진행 중인 나머지 개발사업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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