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애 헌재 재판관 지명자는 성공한 흙수저로 조명되길 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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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11월25일치 '한겨레신문' 6면.

이정미 헌법재판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이선애 변호사가 28년 전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자신의 출신 배경과 사법고시 수석 합격을 연관짓는 언론 보도를 공개 비판한 것으로 드러났다.

1989년 11월25일 '한겨레'에는 “상업주의적 보도 태도 고발한다”는 제목의 독자투고가 실렸다. 그해 10월 이 내정자가 사법 고시에 수석으로 합격한 뒤 “나에 대해 보도하는 대부분의 신문·방송이 왜곡·과장하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한겨레'에 직접 보내온 글이다.

그는 사법고시 수석합격과 출신 배경을 연결짓는 ‘언론의 상업주의적 태도’를 비판했다. “아무개가 사법시험에 수석합격했다 하면 될 정도의 기삿거리를 수석합격자가 여자라는 점, 그의 부모가 노점상이라는 점, 어린 시절이 고생스러웠다는 점 등을 불필요하게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보도 행태를 두고 “세인의 관심을 몰아가는 황색저널리즘의 속성을 유감없이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의 미담식 보도 태도도 지적했다. 그는 “나의 수석 합격 소식을 불우했던 과거와 연결시켜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누구든지 노력만 하면 출세할 수 있고 잘 살 수 있다’는 식의 미담으로 다뤘다”고 비판했다. “이런 미담이 사회에 확산될수록 사회의 빈부격차나 소외계층 문제 등 구조적 성격의 문제가 개인적 문제로 환원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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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변호사의 1989년 독자투고는 이 변호사가 헌법재판관으로 지명된 2017년에도 유효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이선애 변호사가 이정미 헌법재판관 후임으로 내정된 뒤 ‘노점상 집 딸이 헌법재판관이 됐다’는 내용의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대법원은 이례적으로 언론에 이 변호사의 어린 시절을 상세히 공개했다. 대법원은 6일 언론에 보도자료를 내면서 이 내정자를 “역경을 극복한 희망의 상징”으로 소개했다. “학창시절 친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의류노점상을 하는 새 아버지와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며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하며 어렵게 생활했음에도 좌절하지 않고 학업에 정진해 사법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역경을 극복한 모습으로 사회에 감동을 줬다. 사회에 진출한 후에도 꾸준한 기부활동과 봉사활동으로 어려운 환경에 놓인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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