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만든 '여학생 인권 가이드'의 놀라운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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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ㄱ은 생리통이 심해 학교에 생리조퇴를 신청하려 했지만 할 수 없었다. ㄱ은 교사로부터 “생리조퇴를 하려면 교체한 생리대를 가져와 보건선생님께 검사를 맡아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 말을 듣고 ㄱ은 그냥 교실 책상에 엎드려 생리통을 참았다. 또다른 학교에서도 생리공결제를 쓰려는 학생에게 “친구가 화장실에 함께 가서 확인하고 와라”는 생리조퇴 확인 절차를 만들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에 접수된 여학생 인권 침해 사례들이다. 서울시교육청은 3월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여학생 인권 보장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안내문'을 만들어 서울의 초·중·고교에 보냈다. 시교육청은 이미 교육부 지침이나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등에서 보장하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거나 시행되지 않고 있는 내용들을 종합해 여학생 인권 가이드를 만든 것이다.

생리공결제는 지난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가 교육부에 “학생이 생리로 인해 결석하는 경우 여성의 건강권 및 모성보호 측면에서 관련 제도를 보완할 것”을 권고한 뒤 학교 현장에서 10년째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교육부는 학생이 생리로 인해 결석할 경우 월 1회에 한해 학교장 확인을 거쳐 출석으로 인정하고 학교 보건실에 휴식 시설을 갖게 하는 지침을 마련해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 등을 통해 공지하고 있다. 이밖에도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24조2항 ‘건강에 관한 권리’에 “여학생은 생리로 인한 고통 때문에 결석하거나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 그로 인해 불이익을 받지 않을 권리를 가지며, 학교장 및 교직원은 불이익이 없도록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시교육청 체육건강과도 ‘학교 여학생 여성용품 비치 및 관련 출결석 인정 안내’라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생리공결제를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YMCA가 중·고생 10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생리공결제에 대해 ‘모른다’고 답한 이가 65.2%(690명)였다. 목소희 서울시교육청 성인권정책전문관은 “초경 연령의 하향 추세를 고려할 때 초등학교도 생리공결제 활용 안내가 필요하며, 제도 오용을 우려한 과도한 확인 절차 과정은 인권침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밖에도 서울시교육청은 안내문에서 △여학생의 바지교복 선택권 보장 △두발, 구두착용 강요 등 용의복장 제한 규정 개선 △교사의 성차별적 언어표현 방지 등의 내용을 담아 학교에 인권친화적 문화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학생들이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센터에 제보한 내용을 보면, “추운 겨울에 운동화 대신 검정구두에 흰 양말만 허용해 빙판길에 위험했다”, “학교 평판을 이유로 여학생은 아무리 추워도 치마만 입어야 한다는 교칙이 있다”, “수업 중 교사가 ‘여자는 좋은 남편 만나 집에서 아이 돌보는 게 제일 좋아’라고 말해 불편했다”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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