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은 대중의 관심을 계속 피해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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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노벨문학상은 센세이셔널했다. 가수, 그것도 저항의 아이콘 밥 딜런이 수상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서적도 많이 나왔고, 방송으로도 소개되었다. 책 ‘작업 인문학’에는 밥 딜런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놓은 부분이 있다. 저자는 밥 딜런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웬만한 사람은 밥 딜런은 존경하고 사랑한다. 근데 자기가 잘났다고 생각하는 아주 소수의 사람들은 밥 딜런을 좀 씹어야 한 가닥 하는 세상이 됐다고 증언한다.” (책 ‘작업 인문학’, 김갑수 저)

bob dylan nobel prize

1. 밥 딜런이 반전가를 부른 시기는 3년여에 불과했다.

bob dylan 1965 newport folk festival

“모던 포크의 다른 명칭이 ‘프로테스트 송’이다. 항의의 노래라는 뜻이다. 노랫말에 시대 정신을 담기 때문에 프로테스트 송이라고 일컫는다. 집회, 시위를 할 때 함께 부르는 노래들이었다. 그런데 과연 밥 딜런이 반전 가수, 저항의 가수였던가. 커다란 오해가 있다. 그가 사회의식이 담긴 반전가를 부른 시기는 3년여에 불과하다. 왜 그는 변했을까? 케네디 암살 사건이 계기였다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한 다음에 밥 딜런이 공개적으로 선언한다. “노래로도 그 무엇으로도 이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나는 확신했다.”” (책 ‘작업 인문학’, 김갑수 저)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 이후 밥 딜런은 반전, 저항의 상징에서 스스로 벗어난다. 그리고 일렉트릭 기타를 잡았다. 아주 유명한 사건이다. 1965년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 전기기타를 들고 나온 것이다. 포크 송 팬들에게는 이 모습은 상업성과 돈에 투항함을 의미했다. 그래서 엄청난 야유와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밥 딜런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대중을 믿을 수 없다고 이미 판단 내린 후였기 때문이다.

2. 밥 딜런은 박수를 받으면 그곳을 떠났다.

bob dylan

“그게 밥 딜런의 남다른 면이다. 남들이 박수 치면 홀연히 그곳을 떠나기 때문이다. 그의 노래 ‘블로잉 인 더 윈드(Blowing in the Wind)는 반전 가요의 대명사가 되었다. 모두 그 노래를 불렀다. 그랬더니 밥 딜런은 프로테스트 송을 관두고 ‘여자’를 노래했다. 그때 나온 노래가 ‘걸 프롬 더 노스 컨트리(Girl from the North Country)’다. …. 그런데 또 사람들이 마구 좋아하자 컨트리음악을 집어치우고 이번에는 전형적인 도회지 음악을 한다. 오토바이 사고로 몇 년간 활동을 못한 적도 있는데, 그 한참 뒤에 복음성가 가수로 변신한 적도 있다. …. 밥 딜런 하면 반항아,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이단아라는 이미지가 있었으니 그의 종교 귀의는 사람들이 보기에 정말 감안 안 되는 행동이었다.” (책 ‘작업 인문학’, 김갑수 저)

밥 딜런은 종교 음악에 지금도 심취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저자는 밥 딜런의 특징을 잘 집어낸다. 종교 음악으로 빌 보드 차트 1위에도 오르고 미국 전역을 투어하며 대중의 박수를 받자 밥 딜런은 종교 활동을 버렸다고 한다. 대중의 관심은 밥 딜런에게는 무척 귀찮은 존재일 뿐이다. 그렇게 대중을 피해 다녔는데도, 미국 음악의 아버지가 되어 버린 기막힌 운명을 타고난 인물이다.

3. 밥 딜런은 미국 사회에서 주류적인 모습이 되었다.

bob dylan obama

“오바마 대통령이 너무나 존경한다는 인물이 밥 딜런인데, 2012년에 그 유명한 자유의 메달을 수여했다. 나이로 따지면 아들이 아버지한테 훈장을 주는 셈인데 오바마 태도가 그렇게 공손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가장 반항아 이미지가 있던 사람이 주류적인 모습이 됐고, 어른이고 파파로서 대우받는다. 딜런 자신이 그렇게 처신한다. …. 밥 딜런이 자서전을 세 권 썼는데 가장 최근에 쓴 책이 베스트셀러 1위를 거의 10주 이상 했다. 어마어마한 거다. 그 책이 번역되자마자 사서 읽었는데 너무나 평범한 가장의 일상이 적혀 있었다. 그러니까 밥 딜런은 항상 기대를 벗어나야만 하나 보다. 그 인간이 그렇게 생겨먹었다.” (책 ‘작업 인문학’, 김갑수 저)

밥 딜런의 음악은 항상 특별했다. 예전 음악이지만 전혀 낡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어쩌면 대중의 귀를 사로 잡았던 그의 음악이 반전의 시대에는 반전의 아이콘으로 만든 것일지 모른다. 늘 시대를 이끌고 담아냈다는 인정을 받게 되자, 밥 딜런은 자연스럽게 주류적인 모습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쿨하다. 저자는 끝으로 이렇게 말한다. “시대 변화를 수용한 노벨상 위원회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런데 상을 준대도 한동안 반응을 보이지 않던 그 특유의 건방이라이! 그래서 밥 딜런이다.” (책 ‘작업 인문학’, 김갑수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