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랑의 '트로피 경매' 퍼포먼스가 성공적이었다는 몇 가지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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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서울 구로구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열린 '2017 제14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재밌는 해프닝이 있었다.

최우수 포크 노래 상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뮤지션 이랑 씨가 수상 소감을 위해 연단에 올라와 트로피를 경매에 부쳤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랑 씨는 이날 "친구가 돈, 명예, 재미 세 가지 중에 두 가지 이상 충족되지 않으면 가지 말라고 했는데 시상식이 재미도 없고 상금이 없다. 명예는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랑 씨의 트위터를 보면 이 건으로 상당한 공격을 받고 있는 듯 보인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관종, 냉소적' 심지어 '네가 박근혜를 뽑은 결과'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고 썼다.

그러나 현장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의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일단 현장에 있던 사람 대부분은 이를 '퍼포먼스'로 받아 들였다.

이날 최우수 록 음반상'을 수상한 그룹 'ABTB(어트랙션 비트윈 투 바디스)'의 드러머 강대희는 허핑턴포스트에 "현금 50만 원이 나오는 순간 퍼포먼스라는 걸 알았다"고 전했다.

강대희는 "(트로피를 사기 위해) 50만 원을 낸 사람이 (이랑의 제작자인) 김경모라는 걸 알만한 사람은 다 알았을 것"이라며 "같은 뮤지션으로서 돈 얘기를 꺼내는 게 불편하기도 했다. 그러나 성공한 퍼포먼스였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날 후보로 참석해 이랑의 퍼포먼스 소식을 들은 '세컨 세션'의 기타리스트 이태훈(평론가 이태훈과 동명이인) 역시 허핑턴포스트에 "재밌었고 짠했다"라며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 대중음악상의 선정위원인 음악평론가 정원석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정원석은 "심각한 얘기를 예술가답게 풀었다"며 "발언의 태도가 당당했고 구질구질하지 않아서 유쾌했다"고 전했다.

이랑의 퍼포먼스가 성공했다는 증거는 또 있다. 알라딘의 번역 소설/예술 담당 MD인 트위터 사용자 '워너씨'는 자신의 계정에 아래와 같이 남겼다.

이에 이랑은 허핑턴포스트에 "일단 시상식에서 수상 여부는 알려주지 않고 참석하라는 메일이 왔을 때, 혹시 받게 되면 경매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상금이 없는데 수상 여부도 알려주지 않고, 예쁘게 하고 갔다가 빈손으로 터덜터덜 돌아오게 되면 허망할 것 같았다"고 답했다.

그는 "제가 상을 받아서 못 받은 사람들이 터덜터덜 돌아갈 걸 생각하니 그들 역시 허망할 것 같아, 그 자리에서 의미 있고 재밌는 얘기를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무대에서도 감사하다고 몇 번이나 얘기를 했지만, 기사에서는 잘린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경매 말고도 몇 가지 퍼포먼스를 생각했지만, 아침에 통장 잔액을 확인하고 나 자신도 놀라서 정확한 숫자를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에 경매로 결정했다"며 "이 퍼포먼스로 상당히 욕을 먹고 있는데, 만약에 같은 퍼포먼스를 남성 뮤지션이 했다면 훨씬 유쾌한 풍자로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