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서울 도심에 두 개의 태극기가 나부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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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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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주년 3·1절을 맞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순국선열을 기리는 행사가 진행됐지만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빛이 바랬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와 촛불집회를 이끌어온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도심 광장에서 잇따라 집회를 개최했다. 양 집회가 시간도 다르고 행진로도 겹치지 않지만 서로 인접한 공간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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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 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3.1일절인 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사거리에서 탄핵 기각을 촉구하며 15차 태극기 집회를 하고 있다.2017.3.1/뉴스1

이른 아침부터 서울 도심 광장에는 이날의 집회를 준비하는 움직임으로 분주했다. 세종로 사거리와 광화문 광장에는 무대가 설치됐고 각각에서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나누어줄 소품들을 만들기에 바빴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탄기국 측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도심을 찾은 시민들로 도심 곳곳은 태극기로 가득 찼다. 태극기를 든 시민들은 '촛불은 인민, 태극기는 국민' '억지탄핵, 탄핵무표'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 장소 주변을 활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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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주년 3.1절을 맞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3.1 독립운동 희생선열 추모식'에서 광복회 회원들을 비롯한 시민들과 어린이들이 만세삼창을 외치고 있다. 2017.3.1/뉴스1

제98주년 3·1절을 기념하는 태극기도 이날 도심 곳곳에서 나부꼈다.

광복회와 민족대표33인유족회는 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민족대표33인 및 3·1독립운동희생선열추모제'를 열고 독립을 위해 싸운 순국선열들의 애국정신을 기리고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유철 광복회 회장은 제문을 낭독하며 "오늘은 일본 제국주의의 거짓과 위선을 세계만방에 폭로하고 우리 민족의 독립의지를 세계인들에게 선포한 역사적인 독립선언의 날"이라며 "3·1 독립운동 정신은 우리 국민과 한민족을 하나로 모으는 응집의 결정체였다"고 평했다.

유관순 열사가 투옥됐던 서대문형무소에서는 3·1운동의 정신을 되새기고 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서대문, 1919 그날의 함성!' 행사가 열렸다.

독립만세 재연과 거리행진에는 약 500명의 시민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참가했다. 이들은 태극기를 흔들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서대문형무소에서 독립문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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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3·1 독립운동을 통해 임시정부가 수립되고 대한민국의 국체를 민주공화국으로 결정했다"며 "정권교체를 통해서 오랜 적폐를 청산하고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자는 결의를 다시 한 번 새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도 이날 정오 '제127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에서 열었다.

집회에 참여한 1000여명은 "98년 전 오늘은 일본의 제국주의적 침략 전쟁과 식민지배에 분노한 민중들이 거리에 쏟아져 나와 조국의 해방을 외쳤던 날"이라면서 "그러나 지금도 우리는 진정한 해방을 맞이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우리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한일합의의 무효화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현재의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태극기가 정치적으로 사용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김 할머니는 "우리나라가 어쩌다 이렇게 됐나. 태극기도 날릴 때 날려야 한다. 함부로 날려서는 안 된다. 대통령을 아무리 존경한다고 하더라도 나라가 이지경이 됐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며 걱정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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