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보험사들이 이제야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려 움직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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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보험금(재해사망특약보험금) 지급 관련 금융감독원의 강도 높은 징계를 받은 삼성생명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한화생명도 조만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빅3 보험사들은 소비자가 모르고 지나친 자살보험금을 소멸시효를 이유로 지급하지 않았는데 그 금액이 매우 크다. 세계일보는 보험금청구 소멸시효 2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주지 않은 자살보험금 규모는 삼성생명이 1608억원, 교보생명 1134억원, 한화생명이 150억원 가량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SBS에 따르면 지난 20일 금융소비자연맹은 보도자료를 통해 "생명보험사가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면서도 (이를 잘 모르는 소비자가 보험금을 청구하면) '자살은 일반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일반론을 앞세워 일반사망보험금만을 지급해왔다"며 이는 "명백한 사기행위"라고 비판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1일 "자살보험금을 전액 지급하는 방향으로 실무진이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은 자살보험금은 지급하고, 2011년 1월24일부터 2012년 9월5일 사이 미지급 건에 대해서는 자살예방기금에 출연하는 등 각종 방안을 내놓았다. 2011년 1월24일 이전 청구건은 대법원 판결을 이유로 끝까지 버텨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자살보험금을 전액 지급하지 않았다"며 중징계를 내리자 결국 무릎을 꿇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3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소멸시효를 이유로 자살보험금을 전액 지급하지 않은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빅3' 생명보험사에 중징계를 내렸다.

교보생명은 기민한 움직임으로 제재심이 열리기 직전 백기 투항해 그나마 징계 수위를 낮췄다. 교보생명은 "소비자 신뢰회복 차원"이라는 이유를 들어 2007년 9월 기준으로 그 이후 청구 건에 대해 원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하고, 이전 청구 건은 원금만 지급하기로 했다.

그 결과 신창재 회장에 대한 징계는 주의적 경고에 그쳤다. 삼성생명 김창수 대표와 한화생명 차남규 사장은 문책경고를 받았다. 대표이사가 문책경고 이상을 받으면 연임은 물론 3년간 금융회사 임원 선임이 제한된다. 이미 이사회를 통해 확정된 김 대표의 연임이 불투명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대표이사 징계와 더불어 재해사망보장 신계약 판매 영업을 금지하는 징계도 내렸다. 삼성생명 3개월, 한화생명 2개월, 교보생명은 1개월간 판매하지 못한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가뜩이나 생보업계 업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영업 정지 징계에 부담을 느꼈다. 영업정지를 받으면 금융당국의 승인이 필요한 신사업을 3년간 할 수 없다는 점도 부담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한화생명이다. 교보생명에 이어 삼성생명도 백기를 든 상황에서 한화생명만 기존 입장을 고수하기도 부담스럽게 됐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아직 입장 변화는 없다"면서도 "경영진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