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득이 1년 전보다 고작 0.6% 늘어났다. 역대 최악이다.

게시됨: 업데이트됨:
KOREA MONEY
Set of Korean currency in the form of semicircle | GA161076 via Getty Images
인쇄

지난해 가계소득이 1년전에 비해 고작 0.6%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갑이 얇아지면서 가계가 소비를 줄여 가계지출은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시간이 없어 돈을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쓸 돈이 없어 소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지표로 드러난 셈이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39만9000원으로 전년대비 0.6%(2만6000원) 증가했다.

가구소득이 1년 전에 비해 0.6% 증가한 것은 2003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소득증가율이 1.2%로 떨어진 적은 있으나 0%대 증가율을 기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나마도 물가 상승을 제외하면 실질소득은 0.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의 지갑이 이처럼 얇아진 것은 가구소득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평균 근로소득은 294만8000원으로 전년대비 1.0% 증가에 그쳤다. 이 역시 역대 최저 증감률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로 1.9% 감소했던 사업소득은 지난해 증가세(1.5%)로 돌아섰다. 공적연금 등이 포함된 이전소득도 기초연금 도입효과가 감소하면서 전년대비 2.1%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재산소득은 이자소득 등의 감소에 따라 전년대비 18.4% 줄었다.

korea money

전국 2인이상 가구 실질 가계소득 증가율.©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소득 둔화와 함께 가계지출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336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0.4% 감소했다.

연간 가계지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3년 통계집계 이후 처음이다. 더군다나 물가 상승을 제외한 실질 지출은 1.3%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면에서는 식료품과 의류·신발 등이 감소하고 주류·담배와 세금·사회보험 부담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월평균 34만9000원으로 전년대비 1.3% 감소했으며 의류·신발 구입에 쓴 돈도 월평균 15만8000원으로 2.4% 줄었다.

반면 담배와 주류에 대한 지출은 가격인상의 영향으로 각각 전년대비 7.6%, 1.5% 증가했다. 조세와 사회보험비용이 포함된 비소비지출도 전년대비 0.2% 증가했다.

korea wallet

가계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358만8000원으로 전년대비 0.7% 증가에 머물렀다. 가계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인 가처분소득의 증가율이 둔화됐다는 것은 그만큼 실질적인 소비지출여력이 줄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액을 뺀 흑자액은 103만8000원으로 3.8% 증가했으며 흑자율은 28.9%로 0.9%포인트(p) 상승했다. 흑자액은 저축이나 부채상환 등에 쓰이는 것으로, 흑자액이 늘었다는 것은 가계가 소비 대신 이자부담에 대비해 저축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보경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실질가계수지를 보면 가계지출, 가처분소득 등이 모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당히 수치가 안좋았던 2009년에 못지 않게 안좋게 나왔다"며 "이같은 결과는 최근 좋지 않은 경제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Close
서울
/
페이스북
트윗
AD
이 기사 공유하기
닫기
기존 슬라이드

수정 사항 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