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오스카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클 영화는 ‘주토피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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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당시엔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려던 많은 사람들 중 하나에 불과했던 도널드 트럼프는 2016년 3월에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고문 사용을 지지한다는 발언을 했다.

IS 격퇴 계획을 이야기하며 트럼프는 “우리는 규칙에 따르고 있지만 그들에겐 규칙이 없다. 이럴 때는 이기기가 아주 힘들다.”고 말했다.

호스트 존 디커슨은 “그게 우리와 그 야만인들을 다르게 만드는 것 아닌가?”라고 대답했다.

트럼프는 “아니다. 우리는 그 야만인들을 이겨야 한다.”라고 대답했다.

그 이틀 전 디즈니는 ‘야만인들’에 대한 애니메이션 영화 ‘주토피아’를 내놓았다. 토끼 주디 홉스가 동물들의 대도시에서 경찰로 성공하려 노력하는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에서는 포식자와 먹이가 되는 동물들이 가끔은 어색하지만 평화롭게 공존한다.

그러나 ‘주토피아’의 핵심에는 트럼프가 공화당을 장악하려고 악용하고 있던 힘들에 대한 정치적 규탄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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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는 도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먹이가 되는 동물들은 포식자들을 두려워하게 된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들은 ‘야만적’이 되어, 주위의 사냥감들에게 예전과 같은 경향을 보인다.

공포 때문에 도시는 패닉에 빠지고, 오랫동안 함께 살아왔던 동물들 사이에 불신이 자라난다. 포식자들에 대한 빠르게 커지는 공포에 저항하는 동물들도 있다. “모든 포식자들을 야만적이라고 하는 건 무책임하다. 공포가 우리를 분열시키게 할 수는 없다.” 샤키라의 영향을 받은 팝 스타 가젤의 말이다. 그러나 주디 자신의 편견마저도 평생 포식자에 대한 차별을 경험해 온 주디의 친구 여우 닉 와일드가 보기에 점차 뚜렷해진다

포식자들이 야만적이 되어가는 이유가 드러난다. 겉보기엔 아무 잘못도 없어 보이는 시장인 양 돈 벨웨더가 ‘밤의 울음꾼 Night howlers’라는 꽃에서 추출한 물질을 포식자들에게 주사해 위험한 존재로 만들었던 것이다. 영화가 끝날 때쯤 주디가 자신의 계획을 알게 되었음을 눈치챈 돈은 주디에게도 이득이 되는 일이라고 설득하려 한다.

“생각해 봐. 주민의 90%가 공공의 적을 상대로 똘똘 뭉치면 아무도 우리를 막을 수 없을 거야.” 돈의 말이다.

돈은 자신이 공포를 활용해 정치적으로 앞서갔다고 설명한다.

돈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주디가 닉의 편을 들었을 때, 경찰이 그 둘을 밀어 구멍 안으로 떨어뜨린다. 그들 위에서 돈은 닉에게 위험한 약을 쏜다. 닉이 야만적이 되어 주디를 죽이기를 기대해서였다.

“맙소사, 헤드라인을 생각해 봐. ‘야만적인 여우가 영웅 경찰을 죽이다!’” 돈이 말한다.

“그랬던 거군. 사냥감들이 포식자를 두려워하고 당신은 권력을 유지하고?” 주디가 묻는다.

“그런 셈이지.”

“그렇겐 안 될 거야!”

“공포는 언제나 먹혀.”

사람들의 편견과 공포가 합쳐지면 정치적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국인 공포증이 권력을 잡기 한참 전에 내려진 것이라고 바이런 하워드와 리치 무어 감독은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작년의 ‘주토피아’ 개봉 시기는 정말이지 적절했다.

로튼 토마토스에 의하면 ‘주토피아’는 2016년에 나온 영화 중 가장 긍정적인 리뷰를 받은 영화였다. 박스 오피스에서는 미국에서 3억 4100만 달러를 벌어들여 미국 영화 중 7번째로 잘 된 영화였다. 세계적으로는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본 애니메이션 영화 중 하나였다.

그리고 일요일 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상을 받을 것이 유력시 된다.

미국 성인들의 영화 취향이 점점 더 갈리고 있는 지금, 어린이들의 선호는 그렇지 않다. ‘주토피아’처럼 제작비가 많이 들고 공을 들인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은 드물어지고 있지만, 나왔다 하면 인기를 끈다. 지난 2년 동안만 해도 ‘주토피아’, ‘도리를 찾아서’, ‘마이펫의 이중생활’, ‘씽’, ‘인사이드 아웃’, ‘미니언즈’ 등 6편의 영화가 미국내 박스오피스 순위 10위 안에 들어갔다.

이런 영화들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애니메이션 분야에만 갇혀 과소평가될 수도 있지만, 그 영향력은 과소평가되어선 안 된다.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부모들에 비해 같은 영화를 훨씬 더 여러 번 보고, 그 영화들은 아이들의 세계관 형성에 큰 힘을 갖는다. 이 두 요소를 합치면 이 영화들은 가장 영향력이 강한 성인 영화들보다도 더 영향력이 클 수 있다.

미국 소아과 학회는 아이들이 ‘[미디어를] 보고 따라하며 배우고 자신의 행동을 만든다’고 말한다. 어린이 미디어를 리뷰하는 커먼 센스 미디어 연구 부문 부회장 시타 파이는 ‘영화의 도덕적 주제를 표현하는’ 능력은 ‘상당히 느리게’ 발달하지만, 9~10세 정도면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주토피아’와 같은 영화는 한 세대의 시각을 형성하는 엄청난 힘을 가진 것이다. ‘주토피아’를 만든 사람들도 이 책임을 인식하고 있다. “이런 영화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영화들은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 대해 아이들을 준비시키는 목적을 가진 동화들이다.” 리치 무어 감독이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한 말이다.

무어는 이 영화가 미국의 현재 정치적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걸 안다. “우리의 세 번째 막 전체가 … 공포로 통치하려는 현실의 움직임에 대한 것이다.” 그가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러나 그는 이 영화를 본 유권자들의 의견이 바뀔 거라고 믿을 정도로 순진하지는 않다.

그러나 아이들은 다를 수도 있다. 무어와 바이런은 버라이어티 인터뷰에서 산타 바버라 영화제에서 경험했던 일을 열심히 이야기했다. 5~6학년생 수천 명들이 ‘주토피아’에 대한 조각을 만들며 서로 이 영화의 교훈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달에 최우수 작품상 후보인 ‘문라이트’의 배리 젠킨스 감독은 BAFTA에서 두 사람에게 자기 집의 아이들이 최근 세상에 대해 의논하며 “’주토피아’를 프리즘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무어와 바이런이 바랐던 대로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영화 단 한 편이 아이를 차별의 세상에서 끌어낼 수 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닐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서 어른이 될 때까지 노력할 부모, 교사, 롤 모델이 가득한 마을이 있어야 그런 변화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대통령이 될 사람이 자신의 개인적 이득을 위해 세상을 야만인과 야만인이 아닌 사람으로 나누고 있던 2016년에 동물들의 대도시에 대한 이런 어린이용 영화가 나왔다는 것을 과소평가해선 안 될 것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e Most Politically Influential Film Of The Oscars Will End Up Being ‘Zootopia’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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