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소녀상과 관련해 보낸 공문에 부산 동구청이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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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구청이 외교부의 소녀상 이전 요구에 강경하게 반대 입장을 보였다. 동구청은 이전에 소녀상을 강제철거했다가 재설치를 허용한 바 있다.

외교부는 지난 2월 초 직원 2명을 동구청, 부산시, 부산시의회에 보내 소녀상 이전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이어 일주일 뒤인 14일 외교부는 "소녀상 위치가 국제 예양이나 관행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부산시, 부산 동구청 그리고 부산시의회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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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문에는 "일본총영사관 후문 옆에 설치된 소녀상의 위치는 외교공관의 보호와 관련된 국제예양 및 관행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아울러 최근 부산시의회에서 논의하고 있는 '부산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지원 조례안'의 추진·심의 과정에서 위에 언급한 국제예양 및 관행을 충분히 반영하길 요청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23일 동구청 관계자는 "구청장이 앞서 '임기 내에 소녀상 철거나 이전은 없다'고 말한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구청은 소녀상 이전·철거에 대해 권한이나 힘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청 공무원이 시민단체가 설치한 소녀상을 철거하고 농성자들을 끌어낸 뒤 국민적 비난을 받아 지금도 큰 후유증을 겪고 있다"며 "구청이 소녀상을 이전하라고 하는 것은 구청 공무원을 두 번 죽이는 일이며 지금은 상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소녀상 이전을 요구하는 외교부 공문을 받은 부산시 여성가족국의 한 관계자는 "소녀상이 세워진 일본영사관 앞은 구청이 위탁 관리하는 시유지라서 부산시가 소녀상 이전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외교부가 공문에서 언급한 부산시의회의 소녀상 지원 조례 제정 역시 소녀상과 관련된 이유 때문에 해당 요청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가 조례를 제정해 소녀상을 관리하고 시비를 지원하면 현재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한 소녀상을 합법적으로 인정하는 결과가 될 것이기 때문.

부산시의회 정명희 시의원이 추진하는 '부산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지원 조례안'은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을 포함해 피해자에 관한 조형물, 동상 등 기념물에 대한 설치·관리 지원 업무도 명시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시민단체가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건립하려고 하자 "해당 지자체가 판단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녀상 설치 후 한일 외교갈등으로 비화하자 외교부는 국제 예양 등을 이유로 사실상 소녀상 이전을 요구하며 기존 입장을 바꿨다.

한편 이에 대해 일본 NHK는 "한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뉴스1은 일본 측은 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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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첫 위안부 소녀상이 세워졌다(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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