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의 대리인이 총사퇴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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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21일 박근혜 대통령 쪽 대리인들이 재판의 공정성을 문제삼으며 ‘총사퇴’ 가능성을 다시 언급했다. 핵심 증인·증거조사가 끝난 상황이어서 ‘피청구인 대리인단 총사퇴’가 현실화하더라도 선고 일정을 흔드는 변수가 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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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대리인인 서석구 변호사는 21일 <에스비에스>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불공평한 편파적인 재판이 진행된다면 언제든지 중대한 결심을 할 수 있다. 헌재 재판 태도에 따라 얼마든지 (대리인 총사퇴) 결심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3월13일까지 선고해야 한다”는 지난달 25일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의 발언에 반발한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그간 총사퇴를 의미하는 “중대 결심”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변론 일정을 늦춰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해 왔다.

박 대통령 쪽은 재판 공정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헌재가 대리인단 없이 최종변론과 선고를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설령 3월 초 대통령 탄핵 결정이 나오더라도 그 공정성에 ‘큰 흠집’을 내 놓을 수 있고, 이를 통해 탄핵 이후 대선 국면에서 보수층 결집을 꾀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날 재판부를 향해 “함부로 재판하느냐”는 막말을 한 것도 공정성 논란을 쟁점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헌재 안팎에서는 대리인단 총사퇴 카드가 탄핵심판 일정과 결과에 큰 변수가 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국회 탄핵소추위원 대리인단은 지난달 헌재에 낸 의견서에서 “대리인이 사임해도 이미 피청구인(대통령)이 첫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아 ‘궐석재판’ 요건이 충족됐다. 사실심리 및 증거조사가 대부분 마무리돼 심리를 종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22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마지막 증인신문만을 남겨두고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미 핵심증인 신문이 이뤄지고 최종변론일까지 예정된 상황에서 헌재는 대리인단이 없어도 지금까지 변론 내용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헌법연구관 출신인 노희범 변호사도 “재판의 공정성 시비를 위해 최종변론을 앞두고 대리인단이 사퇴한다면 상식 밖 행동이다. 헌재는 박 대통령 쪽에 충분한 기회를 줬기 때문에 대리인 재선임을 기다릴 필요 없이 곧바로 선고 절차를 밟으면 된다”고 했다.

탄핵심판 막판 변수로 떠오른 박 대통령의 헌재 출석 여부도 불확실성이 사실상 제거된 상태다. 앞서 헌재는 “22일까지 박 대통령의 출석 여부를 밝히고, 출석한다면 헌재가 정한 날에 나와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와 관련해 대리인단은 내부 논의를 거쳐 박 대통령에게 ‘헌재 출석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굳이 출석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을 모두 전달했다고 한다.

대리인단의 손범규 변호사는 <한겨레>에 “다수가 출석 의견이었다. 대통령께서 (출석과 관련해) 특검수사 변호인단과 청와대 참모들의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이런 현실적 사정과 역풍을 우려한 박 대통령 쪽이 대리인단 총사퇴 카드를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손 변호사는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대리인단) 전원사퇴를 깊게 생각해보거나 모의를 한 것이 아닌데 너무 많은 관심과 우려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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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83615.html#csidx8a0bd6d32098d2ab74cf80eb01d7e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