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부모들이 자녀에게 '돈'에 대해 가르치는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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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은행 벽에 붙어있는 표어다. “나이 들면 돈이 곧 친구요, 효자다.” 와 닿는 표현이다. 한편으로 씁쓸하기도 하다. 특히 효자 대목에서 그렇다. 돈으로라도 효도를 받고 싶은 마음을 건드린 것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녀에게 돈을 물려주어야 한다는 강박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자녀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이 돈일까?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책이 있다. 네덜란드 사람들의 자녀 교육에 관한 내용에 포함되어 있다. 어떻게 돈이 아닌 경제관념을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을까?

parents giving money to kids

1. 아낌없이 주는 부모는 독이다.

allowance kids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가장 검소한 나라다. 짠돌이, 짠순이 수준으로 돈을 잘 안 쓴다. 유럽의 살인적인 물가가 네덜란드에서는 그리 실감나지 않을 정도로 네덜란드 사람들은 돈을 귀하게 쓴다. …. 한 조사 결과, 네덜란드 어린이들이 유럽에서 체코 다음으로 용돈을 가장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ING 그룹이 수행한 조사에 의하면 15세 네덜란드 청소년은 일주일 용돈으로 평균 5유로를 받는다. 한국 돈으로 7천 원, 하루 천 원 꼴이다. 유럽 다른 나라의 아이들이 받는 평균 용돈이 9.5유로인 것과는 대비된다. …. 네덜란드인들은 상인의 후예답게 자녀의 용돈에 대해 조건 없이 후하지 않다. 그리고 아이들 스스로 돈을 어디에 쓸지 선택하게 함으로써 잃는 것과 얻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돈을 사용해야 할 곳의 가치를 제대로 판단하여 쓸 수 있게 격려한다.” (책 ‘네덜란드 행복육아’, 황유선 저)

조선시대 우리는 상업을 천시했다. 직업의 귀함은 ‘사농공상’ 순이었다. 예전부터 돈(정확히는 상업)을 멀리 하다 보니, 경제가 중요한 지금 같은 시대에 자녀 경제교육에 애를 먹는다. 아이에게 무조건 물질적인 것을 퍼주는 것도, 무조건 안 주는 것도 답이 아니다. 돈의 가치를 정확히 알려주고, 돈을 사용할 때는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음을 분명히 알려주어야 한다.

2. 최고의 유산은 경제적 자립심이다.

newspaper delivery boy

“네덜란드에서 아이가 부모에게 받는 돈은 ‘빌리는 돈’이다. 취직을 하면 갚아야 할 돈이고, 마음대로 더 받아낼 수도 없는 ‘남의 돈’이다. 부모 자식 간의 금전거래가 이렇듯 깔끔하다. 초등교육 과정을 마치는 12세부터 네덜란드 아이들의 용돈 벌이가 시작된다. 15세쯤 된 아이가 아침 일찍 일어나 신문 배달을 하거나 전단지를 돌리는 것은 지극히 일상적인 풍경이다. 마트에서도 가끔 앳된 얼굴에 잔뜩 신이 난 모습으로 유니폼을 입고 계산대에 선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 학생이 음식점에서 주문을 받는 모습도 심심찮게 본다. 네덜란드 청소년들의 아르바이트는 간혹 우리나라 아이들이 ‘가난 체험’, ‘사서 하는 젊어 고생’ 식으로 ‘경험’해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들에게 아르바이트는 자신의 현실적인 생존수단이다.” (책 ‘네덜란드 행복육아’, 황유선 저)

어린 나이부터 입시에 매달려 학교, 학원 외에 아무 곳도 가지 못하게 하는 우리의 현실에 맞는지는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네덜란드처럼 10대부터 경제적 자립을 하면, 나이가 들어서도 부모에게 손 벌릴 일은 없어 보인다. 경제가 언제나 출렁이고 때로는 어렵다고 하지만, 경제적 자립심을 제대로 길러줄 수만 있다면 큰 문제 없이 아이들이 풍파를 헤쳐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3. 자녀 앞에서는 돈 자랑하면 안 된다.

purse pride

“네덜란드에 가면 정말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돈 자랑’이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돈 자랑을 지극히 혐오한다. 만일 누군가의 환심을 사기 위해 돈 자랑을 했다면 인간관계는 그것으로 끝이다. …. 네덜란드 사람들의 의식 속에는 돈이 사람을 판단하는 근거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돈의 후광효과 따위는 없다. 네덜란드인들의 이러한 금전 의식은 신교도 칼뱅주의(Calvinism)로부터 비롯된다. …. 칼뱅주의는 칼뱅이 강조한 검소나 근면과 같은 가치를 중시한다. …. ‘나는 좀 부족하게 살더라도 우리 아이만큼은 기죽지 않게 해야지.’ …. 우리보다 훨씬 부자인 네덜란드에서는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 내가 가진 돈 내가 쓴다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하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세상에는 돈보다 가치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우리 아이에게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을 물려주고 싶은가?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내 아이부터 돈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도록 가르쳐야 한다.” (책 ‘네덜란드 행복육아’, 황유선 저)

몇 년 전부터 돈을 과시하는 풍조가 왜곡되어 소위 ‘갑 횡포 사건’을 만들곤 했다. 명예는 땅에 떨어지고, 돈이 가장 중요한 사회가 되었다. 저절로 보통 사람들의 탄식이 이어진다. 네덜란드는 돈 자랑이라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인간은 동일한 존재인데, 돈이 많다고 자랑하는 것이 돈 없는 사람을 깔보는 행동이므로, 그런 행동은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럽기만 한 네덜란드 인들의 경제교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