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출산지도, VIP의 말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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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GEUNHYE PRESIDENT CHILDREN
South Korea's President Park Geun-hye (L) is greeted by a Mongolian boy as Mongolia's President Tsakhiagiin Elbegdorj looks on during a welcoming ceremony for Park in Ulan Bator on July 17, 2016.Park is on a state visit to Mongolia after attending the 11th Asia-Europe Meeting (ASEM) summit. / AFP / BYAMBASUREN BYAMBA-OCHIR (Photo credit should read BYAMBASUREN BYAMBA-OCHIR/AFP/Getty Images) | BYAMBASUREN BYAMBA-OCHIR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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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분을 불러일으킨 '대한민국 출산지도'는 어쩌다가 나오게 된 정책일까?

이것은 그냥 '잘못된 아이디어'를 낸 실무진 차원의 해프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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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지도가 만들어지게 된 경위를 자세히 다룬 한겨레 기사를 요약하자면 상황은 아래와 같이 흘러왔다.

박근혜 대통령, 2016년 6월 20일 '전남의 우수한 출산장려 시책들이 각 시·도로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며 관계부처 장관들에게 당부

그러나 출생아 수가 집계 이래 최저치라는 언론보도 쏟아짐. 이대로라면 2016년은 역대 최저 출산율 기록한 해가 될 지경

박근혜 정부가 주도한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년)' 원년인데 첫해부터 최악의 성적표가 나올 상황이 됨

2016년 8월 16일에 행자부 산하 저출산고령화 대책지원팀 신설

2016년 8월 25일 '출산율 회복을 위한 보완대책' 국가정책조정회의가 열림. '출생아 2만+a' 대책이라 불린 회의는 "현장에서 제대로 실천이 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을 만들라"는 박 대통령의 지시사항으로 시작

기존 정책의 문제점으로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서는 국민과 현장에서 만나는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나, 적극적 참여 유도를 위한 인센티브 미흡"이 지적됨 (이 말인즉슨 시·도 차원에서 저출산 대책을 잘 세우고 있는지 평가하겠다는 것)

가임기 여성 수 등 통계를 지역별로 줄 세워 지자체들 간 '자율경쟁'을 장려한다는 명목의 출산지도 프로젝트가 시작된 배경

결국....출산지도는 박 대통령을 비롯한 현 정부의 경쟁만능주의, 젠더 감수성 부재, 안이한 상황인식에 관료주의/전시행정 등이 더해져 탄생한 것이라 볼 수 있겠다.

전국 243개 모든 지자체의 출산율 순위와 출산지원 정책정보를 담은 지자체 '출산맵'이 이르면 올 연말 공개된다.


또 저출산 정책에 대한 심도있는 평가를 위해 다양한 지표가 개발되고 출산율이 우수한 지자체에는 인센티브가 지급된다.(뉴시스 2016년 8월 25일)

지자체에 '선의의 경쟁'을 시키겠다며 '지도'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이름도 비슷한 '규제지도'라는 게 있었다.

이 ‘지도’는 “데이터를 가공해 창조경제에 기여한다”는, 박근혜 정부표 ‘정부3.0’의 취지에 딱 들어맞았습니다. 규제에 대한 책임을 지자체로 돌리는 데도 효과적이었습니다.


(중략)


심지어 ‘출산 지도’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가임기 여성인구’ 통계 역시, 8월 대책회의에서 이미 정부가 관리하라고 지시한 지표였습니다. “인구 동향 조사의 혼인·출산 지표 6종 생산·관리”라는 대목을 통해 해당 지표를 “관리”하라는 임무를 관료들에게 제시해준 것입니다. 행자부로서는, 이미 청와대에서 한 차례 호평을 받은 지도 시스템을 저출산 대책에 맞춰 생산한 셈입니다.(한겨레 1월 11일)

이쯤 되면 그냥 할 말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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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지도 항의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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