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ffpost Korea kr

전국설명충연합회가 설명하는 '토요 집회 깃발 만드는 법'

게시됨: 업데이트됨:
TWITTER
twitter
인쇄

① 깃대 : 튼튼하고 접을 수 있는 낚시용 뜰채
② 깃발 : 이미지는 PDF 형태로 현수막 업체에
①+② 연결 땐 상단은 꽉 조이고, 하단은 덜 조이게

한국 서른즈음에 비혼 무기력자 총연합, 한국 고산지 발기부전 연구회, 전국 한시적 무성욕자 연합, 전국설명충연합회…. (26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시위에 나온 깃발들)

깃발 때문에 요즘 시위는 흥도 난다. 깃발은 촛불과 함께 시위의 아이콘이 됐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로 커진 박 대통령 퇴진 시위는 촛불의 감동과 깃발의 유머가 어우러지며 분노의 장이자, 위로의 장이 됐다.

깃발은 어떻게 만들까. 미주알고주알 설명하기 좋아하는 이를 낮춰 부르는 말로 ‘설명충’이란 신조어가 생기면서 ‘전국설명충연합회’(자칭 전설연) 깃발도 등장했는데, 전설연은 최근 페이스북 페이지를 열어 ‘깃발 싸게 만드는 법’을 ‘설명’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대 5만원으로 깃발을 만들 수 있다.

1. 깃대는 낚시뜰채(바다뜰채)를 쓰세요!

중요한 것은 깃발의 비용과 내구성, 휴대성입니다. 깃대로 낚시뜰채를 추천합니다. 싸고, 엄청 튼튼하고, 접이식이거든요. 뜰채를 사서, 망은 고이 접어 언젠가 쓸 수 있다는 맘으로 서랍에 넣어주세요. 가성비가 좋아요. 전설연과 몇몇 친구 페이지들의 깃대가 여기서 산 걸로 만들어졌습니다. 전설연은 390㎝를 샀는데, 뭔가 좀 아쉬운 맛이 있네요. 390㎝는 2만6000원 정도 합니다.

2. 깃발은 현수막 프린팅 업체에 맡기세요!

포토샵·일러스트·그림판·파워포인트 다 좋아요. 여러분의 창의력을 보여줄 이미지를 만들었다면, 고해상도 피디에프(PDF) 파일로 만들어 현수막 제작 업체에 맡겨 깃발을 뽑아주세요. 추천 사이즈는 1800㎜×1200㎜입니다. 이보다 크면 행진하는 사람들 머리를 스쳐 지나가고, 이보다 작으면 눈에 좀 덜 띄는 감이 있습니다. 또한 현수막의 모서리 후가공은 아일렛을 추천드립니다. 아일렛 가공은 링을 끼워 줄을 통과시킬 수 있는 가공 방식입니다. 그리고 주문 시 ‘좌측 상/하단의 구멍만 뚫어주세요'라고 쓰거나 전화로 연락하면 깔끔하게 원하는 부위에만 구멍을 뚫을 수 있습니다. 제 경우, 1800㎜×1200㎜ 사이즈로 2만3100원 정도가 나왔습니다.

3. 도착한 깃발을 깃대와 묶는 ‘케이블 타이’가 필요합니다!

다이소, 철물점, 편의점 등에서 살 수 있습니다. 케이블 타이는 조심해서 잘 묶어주세요. 상단 케이블은 꽉 조여주시고, 하단 케이블은 탄탄하되 살짝 여유 있어서 말려 올라가지 않을 정도로만 조여주세요. 너무 헐렁하면 깃발이 말려 올라가 안 보이고, 너무 쫀쫀하면 접히질 않는 비극이 일어납니다. 불편하시다면 ‘찍찍이 타이’도 좋습니다.

4. 토요일 시위에 쓰려면 늦어도 수요일까진 주문하세요!

전설연은 “행진시위용 깃발은 보통 3~5m 깃대에 1800㎜×1200㎜ 내외 사이즈이며, 전문 업체에 주문할 경우 깃대 포함 13만~16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엘이디(LED)초가 하나에 3000원인데, 15만원이면 초 50개를 달고 인간 횃불이 될 수도 있다”며 “깃발 보는 재미로라도 이 시위를 길게 이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쟁은 길고 힘들지만, 깃발로라도 웃으면서 하고 싶다. 토요일에 만납시다!”라고 글을 맺었다.

누리꾼들은 지인의 이름을 태그(지인 계정을 해당 콘텐츠에 소환해 게시물을 공유하는 것)해서 공유하거나 “락페스티벌에서 쓸 깃발로 저 사이즈와 비슷하게 3만원대에 맞췄다. 깃발은 네 면 모두 박음질해야 올이 안 풀린다”(최**)는 등 의견을 보충하며 화답하고 있다.

관련 기사: '박근혜-최순실' 때문에 피로한 사람에게 추천하는 '장수풍뎅이 연구회' 이야기(사진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