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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으로 민주당 내의 대선 경선 시계는 멈춰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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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운데)와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참석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더불어 민주당 박근혜 대통령 퇴진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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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의 여파로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레이스가 일순 멈춰선 듯한 모양새다.

예정대로였다면 적어도 이달 말에는 '게임의 룰' 협상을 시작해야 하지만, 대통령 탄핵이라는 핵폭탄급 이슈로 당내에서는 얘기조차 꺼내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당 안팎에서는 경선일정을 대폭 축소해 진행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특히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 속에서 '역전'을 노리는 후발주자들이나 현직사퇴 시점을 저울질해야 하는 자치단체장 대선주자들로서는 고민이 늘어나는 대목이다.

그러나 오히려 불확실한 정국이 대선경선의 가변성을 높이면서 단체장들이나 후발주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다음달 초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될 경우 주자들로서는 조기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이 경우 '실질적인' 대선국면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대선시계 '스톱'…주자들도 "일단 탄핵 집중"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7일 "사실상 지금 모든 경선 일정이 멈췄다"고 말했다.

탄핵안 국회 표결에 야권 전체의 명운이 걸린 것은 물론, 탄핵안이 통과를 하더도 헌재 인용 결정을 위해 다시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 이 같은 탄핵정국이 이어진다면 대선주자들이 모여 경선의 규칙을 논의하고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갈만한 환경이 조성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탄핵이 기각되더라도 당을 추스르는 데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 섣불리 경선 판을 벌렸다가는 야권이 현직 대통령을 탄핵하고 나서 새로운 대권을 잡는데에만 혈안이 돼있다는 비판론에 직면할 위험성이 있다.

후보들 역시 당분간은 탄핵에만 집중하면서 경선 언급은 삼가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전 대표 측은 "지금은 엄중한 시기로, 경선을 언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문 전 대표의 경우 이달로 예정했던 싱크탱크 출범 등도 모두 무기한 연기한 채 퇴진운동에만 매달리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 이재명 시장 측 관계자들도 "대선을 염두에 둘 상황은 아니다"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조기대선 가능성…자치단체장들 사퇴시기 '고민'

이처럼 대선시계가 멈춰서긴 했지만, 물밑에서는 경선방식 논의가 어떤 식으로든 시작되리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지금 경선 논의를 공식적으로 시작할 수는 없다"면서도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당내에서 경선룰에 대한 의견 수렴을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대선' 가능성을 생각하더라도 룰 준비를 무작정 미룰 수는 없다고 얘기도 나온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고서 헌재가 결정까지 6개월을 끌 수도 있지만, 반대로 지체없이 결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탄핵 결정이 인용된다면 두달 안에는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 관계자는 "빠르면 3월~4월에 대선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며 "속전속결로 경선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박 시장, 안 지사, 이 시장 등 자치단체장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이들은 가능한 한 오래 현직을 유지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조기에 단체장직을 사퇴하는 것이 오히려 무책임하게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4월 재보선 날짜보다 한달 이전에 직을 내려놓는다면 직무대행 체제가 아닌 재보선을 통한 후임 선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3월 이전 사퇴는 사실상 쉽지 않다. 만에 하나 재보선을 통해 새누리당이나 국민의당 인사가 당선된다면 책임론이 가중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기대선이 현실화되면, 이들로서는 현직을 내려놓는 '승부수'를 던지기가 한층 어려워진다.

그러나 조기대선이 이뤄질 경우 단체장직을 계속 유지한 상태에서 경선을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 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 탓에 일각에서는 단체장들 가운데 일부가 대선을 포기하거나 민주당이 아닌 제3지대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도 흘러나온다.

그러나 단체장들 측은 이에 대해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지금은 대선을 어떻게 준비하는 등 공학적 검토 자체를 안하고 있다"고 했고, 안 지사 측 관계자도 "제3지대에 편승하거나 대선 도전을 미룰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 측 관계자도 "출마 결심은 확고하며 중간 포기란 없다"고 밝혔다.'

'축제 경선' 없을듯…후발주자들 기회? 위기?

탄핵정국 속에 민주당이 애초 계획했던 '축제로서의 경선'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점도 변수다.

엄중한 시국 상황 속에 당내 경선은 필요한 절차만 밟으면서 속전속결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너무 '판'을 벌려 경쟁이 과열되고 네거티브 공세가 극심해진다면 지지자들로부터 '적전분열'이라는 비판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현재 당내 선두주자인 문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리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판이 크게 벌어지지 않으면 역전의 기회도 줄어든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오히려 이번 탄핵정국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역전을 위한 최대의 찬스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이 시장의 경우 이번 탄핵정국을 거치며 지지율이 급격히 상승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 어떤 잠룡이 가장 잘 대처를 했는지는 국민들이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