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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약물인 줄 몰랐다"...박태환 주장 대법원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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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수영인생에서 가장 힘겨운 시간을 보낸 박태환(27)이 법정 공방 끝에 '약물 고의 투여' 의혹은 벗을 수 있게 됐다.

대법원은 25일 박태환에게 금지약물 네비도(Nebido)를 투약해 의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병원장 김모(여)씨 상고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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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은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인 2014년 9월 초 금지약물 검사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이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돼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자격정지와 메달 박탈 등의 징계를 받았다.

박태환은 피부 치료를 위해 찾은 병원에서 '네비도' 주사제를 맞고 도핑에 걸렸다면서 병원 측이 부작용과 주의사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주사를 놨다면서 FINA 징계 전인 지난해 1월 검찰에 김씨를 고소했다.


이후 지난해 2월 검찰이 김씨를 불구속으로 기소하면서 다툼은 법정으로 이어졌다.

결국 박태환 측의 고소 이후 22개월 만에 김씨에 대한 징계가 확정되면서 "금지약물인 줄 몰랐다"는 박태환의 주장도 인정받게 됐다.

다만 네비도를 주사한 것만으로도 상해죄가 성립한다는 검찰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아 과실치상죄는 무죄를 인정하고, 의료법 위반만 유죄로 판단했다.

'도핑 파문'이라는 날벼락을 맞은 박태환은 그동안 순탄치 않은 길을 걸었다.

우선 금지약물을 의도적으로 사용한 것 아니냐는 싸늘한 시선이 그를 괴롭혔다.

재판 과정에서는 병원 측이 '박태환은 남성호르몬을 한 차례가 아니라 더 맞았고, 역시 금지약물인 성장호르몬도 맞았다'고 주장해 그의 상처는 더욱 깊어졌다.

올해 3월 FINA 징계에서 풀린 뒤로는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가로막혀 8월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도 출전하지 못 할 뻔했다.

'이중 처벌'이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체육회는 규정 개정 불가 방침을 고수했고, 박태환은 국내 법원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심리를 거친 끝에 리우올림픽 개막 한 달 전에야 국가대표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출전한 리우올림픽에서 박태환은 훈련량 부족 탓에 자유형 400m와 200m에 이어 100m에서도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자유형 1,500m는 아예 출전을 포기한 채 일찌감치 대회를 마감했다.

하지만 최근 김 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지난 5월 박태환에게 리우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라고 종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검찰 수사까지 시작되면서 박태환이 올림픽에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박태환은 지난달 전국체육대회 때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모두 대회신기록을 세우고 우승하며 재기의 발판을 놓았다.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4관왕에 오르며 국제무대 경쟁력까지 재입증했다.

지금은 호주에서 다음 달 캐나다에서 열리는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대비해 물살을 가르고 있다.

대법원 판결로 억울함을 덜어낸 박태환은 이제 더 가벼운 마음으로 부활을 준비해나갈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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