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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경 민정수석이 '임명장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사표를 낸 심경은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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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 정무직 임명장 수여식에서 최재경 민정수석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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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장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21일 사의를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나온 반응 중 하나. 민정수석으로 내정된 지 22일 되기는 했지만 최 수석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식 임명장을 받은 것은 지난 18일이었다. 그러니까 임명장을 받은 지 사흘만에 사의를 밝힌 것.

최 수석 본인은 이에 대해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피의자가 되고,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부정하는 상황에 이른 데 책임지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검찰 수사 내용이 수시로 밖으로 흘러나와 대통령에 대한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결국 피의자로 입건까지 됐는데 그대로 있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23일 조선일보에 말했다.

그러나 관련 보도들을 살펴보면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이 피의자로 입건된 상황에서 최 수석 또한 대통령 이하 전국민이 공유하고 있는 '자괴감'을 느낀 듯하다.

최 수석은 최근 후배 법조인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뭐 하러 청와대에 들어갔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청와대는 불타는 수레다. 빨리 나와야 산다”는 말까지 들었지만 “그런 이유로 사표를 쓰진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그의 지인은 “최 수석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청와대에 들어왔지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후배 검사들에게 신망 있는 최 수석이 박 대통령을 향한 검찰 수사를 통제하는 역할을 일부 기대하면서 ‘생각의 간극’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최 수석은 지인들에게 "박 대통령과 검찰이 정면 충돌하는 바람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무력감을 토로했다고도 한다. (중앙일보 11월 24일)

채널A는 청와대가 대통령을 피의자로 규정한 데에 반발하는 것에 대해 곤혹스러워 했다고 전한다:

최 수석은 사의 표명 직전 가까운 지인에게 "그만두려는 이유는 딱 한가지다. 내 동료, 후배 검사가 수사한 내용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 수석은 또 "평생 검사로 살고 싶은데 지금은 내 가치관과 맞지 않다"는 심경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 수석은 검찰이 요구하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수용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는데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를 전면 거부하자 사의 표명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채널A 11월 23일)

한편 청와대는 24일 대통령이 최 수석의 사표를 아직 수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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