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ffpost Korea kr

청와대가 언론에 슬쩍 흘린 박근혜 대통령의 현재 심경 : "심플한 책임감"

게시됨: 업데이트됨:
PGH
연합뉴스
인쇄

청와대는 종종 '관계자'라는 익명을 활용해 언론에 중요한 정보를 흘리곤 한다. 공식적으로는 차마 말하기 어려워일 수도 있고, 여론의 반응을 슬쩍 떠보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익명의 관계자'는 요즘 박근혜 대통령의 심경을 전하느라 분주한 분위기다.

17일,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에 따른 박 대통령 퇴진 요구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여과 없이 내비쳤다. 수세적으로 방어하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한 번 들어보자.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정상적이고 최소한으로 국정을 이끌어가는 기조를 꼼수라고 하는 것은 문제"라며 "기본적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업무를 무작정 비판하는 것은 야당 프레임의 논리로 우리를 완전히 무장해제시키겠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연합뉴스 11월17일)

그런가하면 '한 참모'와 '또 다른 참모'는 각각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대통령 본인도 잘못한 게 있으니 다 감수를 하려고 했는데 이제는 의혹 제기가 너무 심해져서 국가가 혼돈 상태로 되니까 아닌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측근들의 조언이 많다"

"지금 정국 상황은 강 대 강이라고 볼 수 있다(...) 야당이 장외투쟁을 선언해서 선전포고를 했으니 우리는 필요한 일들을 하는 것"

연합뉴스는 "혼란한 시국에서도 국정의 운영주체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미지 회복과 지지층 재결집을 꾀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bh

연합뉴스는 또다른 기사에서 박 대통령이 거듭 '대통령으로서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이렇게 물러나지 않고 버티고 있는 이유는 여론의 반전을 기대해서도 아니고, 다른 대선후보 지지율이 크게 올라가지 않고 있어서도 아니고, '샤이 박근혜'의 민심이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아서도 아니고, 탄핵이 오래 걸리기 때문도 아니다.

그건 아주 '심플한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런 분석에 대해 대통령 속내를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어떤 심모원려나 정국반전의 플랜을 갖고 접근하는게 아니라 특유의 심플한 접근법으로 자신의 거취문제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참모는 "민심과 동떨어진 인식이라는 욕을 먹더라도 박 대통령은 현재 스스로 물러나야 할 자기 이유를 찾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청와대 참모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스스로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없고, 정치적 탄핵으로 식물 대통령이 돼버렸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여권의 한 인사는 "대통령은 결국 떠날 사람이고 보수층에서도 버려진 카드"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강조하고 있다.

한 참모는 "헌법에 절차상으로 명시되지 않은 본인의 2선 퇴진, 임기단축, 하야는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본인을 비난해도 대통령으로서 할 일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전했다.

다른 참모는 이를 두고 "민심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각오한 박 대통령 특유의 심플한 책임감"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박 대통령의 이런 생각은 '최순실 사태' 초기 때부터 확고했고, 지금까지도 그냥 쭉 이어오고 있다는 게 청와대 참모들의 설명이다. (연합뉴스 11월17일)

pgh

이에 따르면 '한 참모'는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 비리에 연루됐을 때에도 현직 대통령이 물러난 적은 없다"며 "박 대통령은 자신에게 제기되는 범죄 혐의에 대해선 확실하게 가려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범죄 혐의를 확실하게 가려내야 한다는 입장'을 가졌다는 박 대통령은 검찰의 대면조사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15~16일에 조사를 하겠다고 공언했던 검찰은 '이번 주말에는 사실상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수정 사항 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