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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촌오거리 살인' 피고 재심서 마침내 '무죄' 판결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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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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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압수사와 진범 논란이 있었던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피고인에게 법원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노경필 부장판사)는 17일 살인과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 혐의로 기소된 최모(32)씨에 대한 재심에서 살인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선고했다.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경찰·검찰 수사과정에서 최씨의 자백 동기와 경위를 수긍하기 어렵고 내용도 허위 자백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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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광주고등법원에서 열린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최모(32·당시 16)씨가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고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모친이 최씨 팔에 기대어 눈물을 훔치고 있다.

재판부는 "10여년 전 재판에서도 (재판부가)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임했을 것이나 결과적으로 재심청구인이 한 자백의 신빙성에 대해 의심하고 좀 더 세심한 배려와 충분한 숙고가 필요했었다는 아쉬움이 남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재심재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던 수사경찰관 한 분이 소중한 목숨을 버리는 안타까운 일까지 벌어진 점에 대해서도 유감"이라며 "앞으로 재심청구인을 포함한 그 누구에게도 더 이상 이 사건으로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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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변호인 박준영 변호사가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고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00년 8월 10일 오전 2시께 전북 익산시 영등동 약촌오거리 부근에서 택시 운전기사 유모(당시 42)씨가 자신이 몰던 택시의 운전석에서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됐다.

유씨는 사건 발생 직후 무전으로 동료에게 "약촌오거리에서 강도를 당했다"고 했으며 병원에 이송된 뒤 오전 3시 20분께 숨을 거뒀다.

익산경찰서는 사건 발생 사흘 뒤 최초 목격자이자 인근 다방에서 오토바이를 타며 배달일을 하던 최모(32·당시 16)씨를 범인으로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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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최씨가 택시 앞을 지나가다가 운전기사와 시비가 붙었고 "너는 어미, 아비도 없느냐"는 욕설을 듣고 격분해 오토바이 공구함에 있던 흉기로 유씨를 살해했다고 발표했다.

최씨가 사건 당시 입은 옷과 신발에서는 어떤 혈흔도 발견되지 않았지만 재판은 정황증거와 진술만으로 진행됐다.

최씨는 2001년 2월 1심 재판부인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징역 15년을,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뒤 상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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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씨가 복역 중이던 2003년 3월 군산경찰서는 택시 강도 미제사건 수사 도중 이 사건의 진범이 따로 있다는 첩보를 접하고 용의자로 지목된 김모(당시 22)씨를 붙잡고 자백을 받았지만 구체적인 물증과 진술 번복 등을 이유로 검찰이 기소하지 않았다.

징역 10년을 복역하고 출소한 최씨는 2013년 재심을 청구했고 광주고등법원은 2년만인 지난해 6월 재심개시 결정을 했다.

법원은 최씨가 불법 체포·감금 등 가혹 행위를 당한 점, 새로운 증거가 확보된 점 등을 들어 재심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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