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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선거인단 제도를 없애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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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ald trump

바버라 복서 상원 의원(민주당-캘리포니아)이 선거인단 투표를 폐지하고 미국 대통령을 직선제로 뽑자는 법안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11월 15일에 들려왔다.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일반 투표에서는 이겼지만 선거에서는 패배했다는 사실이 복서에겐 강한 동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선거인단 투표 지지자들(주로 자기에게 유리할 때만 지지하는 사람들이다)은 물론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로스 앤젤레스 타임스의 새라 D. 와이어는 “레임 덕 기간에 상하원을 전부 차지한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를 얻을 것 같지 않다”고 명백한 사실을 적었다 (또한 50개 주 중 38개 주가 비준해야 가능하다.)

선거인단 투표가 살아남기 좋은 특징 중 하나는 4년에 한 번만 개정 논의가 나온다는 것이다. 선거 전에 제도를 바꾸자는 이야기를 꺼내면 ‘어떤 일을 하다 말고 중간에 바꾸는 걸’ 아무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당신 목소리는 묻힌다. 선거 이후에 이야기를 꺼내면 당신은 그저 결과가 마음에 안 들어서 투덜거리는 것에 불과해진다.

내가 선거 이후의 통한 때문에 이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중요한 말을 미리 해두고 싶다. 선거인단 투표 제도가 없고 전적으로 일반 투표에만 의존하는 시스템이었다면 클린턴이 선거에서 승리했을 거라는 생각은 꽤 위험한 가정이다. 사실 내 생각으로는 선거인단 투표 제도가 없는 평행 우주에서도 이번 선거 결과는 비슷했을 것 같다. (하지만 클린턴이 국무부 이메일만 사용한 평행 우주였다면 아마 이겼을 것이다.)

그렇지만 유권자 투표로 결정하는 선거였다면, 양쪽 모두의 선거 운동의 성격이 달랐을 것이고, 보도되는 방식도 달랐을 것이다. 선거인단 제도 폐지의 장점들 대부분이 이 영역에서 발견된다.

현재 매번 대선이 열릴 때면, 선거인단 제도 때문에 모든 주는 격전지와 안전지 둘 중 하나로 분류된다. 당신이 사는 주가 안전지라면, 당신은 16개월 동안 무시당하고 격전지 주에 산다면 거대한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매사추세츠와 미시시피 같은 곳은 정말 매혹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주의 주민들도 대선 선거 운동을 가까이서 접할 기회를 얻어야 한다. 게다가 몇 개의 주를 통째로 무시함으로써 우리가 잃는 통찰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이민은 올해 아주 중요한 이슈였다. 앨라배마 주민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살려 선거 운동에 훌륭한 성찰을 더해줄 수 있었다. 하지만 대선 기간에 앨라배마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에 그럴 기회가 사라졌다.

여러 미국인들이 자신의 삶에서 얻은 중요한 통찰을 전국민들과 함께 나누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 체제는 문제가 있다. 선거인단 제도 지지자들도 비슷한 우려를 한다. 직선제가 되면 선거 운동이 멀고 드문드문 배치된 시골 지역은 완전히 무시하고 큰 도시와 교외에만 집중할 거라는 우려가 더 크다.

우리 시스템이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로버트 스필이 타임 매거진에 썼듯, 선거인단 제도는 어차피 미국 시골 대부분을 배제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2016년 대선 데이터를 보면 트럼프, 힐러리 클린턴, 마이크 펜스, 팀 케인이 11월 대선을 2개월 앞두고 펼친 유세의 53%는 단 4개 주에서만 벌어졌다.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노스 캐롤라이나, 오하이오였다. 이 네 후보가 2개월 동안 방문한 곳의 87%는 격전지인 12개 주였고, 미국 시골 대부분을 포함하는 27개 주에는 한 번도 가지 않았다.

유세가 벌어졌던 스윙 스테이트에서도 후보들은 유권자들이 많은 도시 지역에 집중했다. 예를 들어, 선거 운동 마지막 2개월 동안 클린턴과 트럼프가 방문한 펜실베이니아 지역 중 72%는 필라델피아와 피츠버그 지역이었다.

마지막 2개월 동안 클린턴과 트럼프는 미시간에 8번 방문했는데, 전부 디트로이트와 그랜드 래피즈 지역이었다. 두 후보 모두 미시간의 시골에는 가지 않았다.-타임 매거진

4년 전에 공화당원들은 선거인단 제도의 단점을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했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승자 독식 제도를 바꾸어 하원 의원 선거구에 따라 득표를 쪼개는 제도 도입을 의논하기도 했다. 그런 시도는 공정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었겠지만, 펜실베이니아의 주요 도시들이 다른 지역 투표를 모두 압도해 버리곤 하므로 그런 주장이 나오게 된 배경은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동료 시민들이 자신에겐 사실은 목소리가 없다고 느끼는 것을 기분좋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특정 당의 열렬한 지지자나 냉소주의자 뿐일 것이다.

2012년에 선거인단 제도에 대해 이런 우려를 품었던 사람들에게 2016년은 복수의 해였다. 펜실베이니아가 알아서 공화당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펜실베이니아 주민들이 4년마다 한 번씩 서로 싸움을 벌인다고 느껴서 좋을 것은 없다. 일반 투표 제도는 그런 분함을 덜어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제 3당을 생각하면 선거인단 제도는 더욱 골칫거리다. 일단 현 시스템은 제 3당 후보는 정당한 경쟁자가 아니라 분노한 유권자들이 결과를 왜곡하게 만드는 방해자라는 인식을 갖게 만든다. 난 개인적으로 이런 개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만약 당신이 (제 3당에 비해)상대적으로 무제한적 자원을 마음껏 쓸 수 있는 주요 정당 후보인데도 질 스타인의 지지자들 때문에 미시간에서 졌다면, 그건 오로지 당신 탓이다. 하지만 제 3당 후보에 대한 미움은 오래가는 편이다.

선거인단 제도 하에서 제 3당 후보들의 득표는 자기 지지자들의 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할 때 여러 가지 전략적 사고를 해야 하는 이유다. 자기 주의 다수가 최악의 결과를 막아줄 거라는 확신이 있다면 제 3당에 투표할 유권자들이 더 많아질 것이고, 다른 유권자들이 차선의 선택을 해주리라는 믿음이 덜하면 제 3당 득표는 줄어들 것이다.

미국인들은 양당제의 헤게모니에 도전할 권리가 있다. 선거인단 제도가 제 3당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준다고 잘라 말할 수 없다. (오히려) 대안 정당들이 진화할 만한 유인을 주지 못하는 게 확실해 보인다.

선거인단 제도를 공격하고 싶다면 그 이유는 선거에 반영되지 않는 모든 목소리들에 대한 존중이어야 한다. 후보들과 매체들이 아예 무시하는 목소리, 혹은 시스템 때문에 묻혀 버리는 목소리들을 말한다. 일반 투표 제도였으면 당신이 지지했던 후보가 늘 이겼을 거라는 믿음으로 선거인단 제도를 공격하는 건 당신 스스로의 실망을 불러오기에 딱 좋은 접근이다. 클린턴이 서해안 지역, 뉴햄프셔를 제외한 북동부 지역에서 유세를 벌였다면, 그 주들의 유권자들에게서도 '전문직 계급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이유'로 위스콘신과 미시간의 유권자들에게 당했던 것처럼 냉대를 당했을지 누가 아는가.

그러나 선거인단 제도에도 장점이 있긴 하다. 선거를 치를 때마다 재개표 소송들이 쏟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좋은 제도다. 4년 전에 리처드 포스너가 슬레이트에서 지적했듯, 선거인단 제도의 장점은 결과에 대한 ‘확신’을 준다는 점이다. 거의… 언제나.

2000년에 일어난 바 있듯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대한 논쟁도 가능하다. 하지만 일반 투표에 대한 논쟁보다는 가능성이 적다. 그 이유는 승리 후보의 선거인단 표 차지는 일반 투표에서 가져가는 것보다 언제나 더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 주 선거를 보면 오바마는 롬니를 상대로 한 일반 투표에서 51.3%만을 얻었지만, 선거인단 투표의 61.7%를 얻었다. (아직 개표되지 않은 표들은 무시한 수치다.) 거의 모든 주가 승자독식으로 선거인단 투표를 주기 때문에, 한 주에서 조금만 더 표를 많이 얻어도 그 주에서 압승하게 된다. 전국 선거인단 표를 다 합치면 짝수(538)이기 때문에 동률이 나올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아주 낮다.*

물론 수천만 표가 쏟아지는 일반 투표에서 동률이 나올 가능성은 더욱 낮다. 하지만 일반 투표에서 적은 표차로 승리한 후보가 대선 당선자로 결정된다면, 패배한 후보는 재개표시 상대보다 추가표를 더 많이 얻을 것으로 보이는 모든 주(와 워싱턴 D.C.)에서 재개표를 요구할 명분이 생긴다. 변호사들은 여러 주를 돌아다니며 재개표를 해야 할 것이고, 그 결과 불확실성, 연기, 분쟁이 나라 전체를 쇠약하게 할 것이다. 2000년에 플로리다 단 한 개 주에서 논쟁이 일었을 때 있었던 혼란을 생각해 보라.-슬레이트

그러므로, 당신이 케케묵은 기원에서 비롯된 선거 제도를 폐지하고 보다 정의롭고 공정한 선거 제도를 도입하길 진정 원한다면, 선거를 11월 화요일에 치르는 이 황당한 전통을 다 함께 공격하자고 강력히 권하고 싶다. 소수 집단과 노동자들에게 정말 좋지 않은 관례다. 이게 레임 덕 기간 중의 선거 개혁보다 더 가치있는 생각이고, 미국의 분위기와도 더 잘 맞다.

그걸 해내고 나서도 선거인단 제도가 수상스럽다면, 그때는 나도 뭐든 지지하겠다. 선거인단 제도를 없애고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보자. 하지만 그 결과가 당신 마음에 들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걸 알아두라.

그리고 당신과 의견을 같이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기억하라.

"선거인단 제도는 민주주의에 있어 재앙이다." - 도널드 트럼프

*본 기사는 허핑턴포스트 US의 'So, You Say You Want To Get Rid Of The Electoral College, Eh?'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