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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 성공 가능성은 매우 낮다. 청와대도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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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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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새로운 의혹이 쏟아지고 있고 국정이 완전히 마비된 상황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할 생각이 전혀 없다. 박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앞두고 선임한 변호인에게서도 그런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지난 주말 '100만 촛불시위' 이후, 여당에서도 대통령 탄핵 주장이 등장한 이유도 아마 거기에 있을 것이다. 탄핵은 박 대통령이 자진 사퇴를 거부할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다. 퇴진 시나리오를 검토해봤을 때 현재로서는 박 대통령의 권력을 박탈할 거의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청와대는 탄핵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 눈치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친박계는 대통령의 2선 후퇴나 하야가 곤란한 이유를 "헌정(憲政) 중단은 안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헌법 65조에 규정된 '탄핵'이라면 몰라도 다른 경우는 헌정 중단이라는 주장이다. 최근 들어 "탄핵은 국회의 몫"이라거나 "탄핵 절차로 가보자"면서 은근히 탄핵 쪽으로 진행되길 원하는 듯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 (조선일보 11월16일)

그 이유는 뭘까?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을 게 뻔해서? 아니면 시간이 오래 걸려서?

모두 충분히 가능성 있는 추정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일지도 모른다.

'7명 중 6명 찬성'

이게 무슨 말일까?

조국 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지적한 것처럼, 현재 헌법재판관 9명(소장 포함) 중 2명의 임기가 내년 1월과 3월에 끝난다. 모든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하나씩 차근차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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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제112조1항)에 따르면, 헌법재판관의 임기는 6년이다. (연임할 수 있다는 내용도 있지만, 헌법은 물론 관련법률에도 연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실제로 연임한 사례도 없다.)

지난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에서 지명됐던 박한철 헌법재판관을 헌법재판소장으로 임명한다. 당시 박 소장의 임기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헌법재판관에 처음 임명됐던 2011년 2월1일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따라서 퇴임 예정 시기는 2017년 1월31일이 된다.

역시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됐던 이정미 헌법재판관은 임기 6년을 다 채우면 2017년 3월13일이 된다.

이틀 전 여야가 합의한 '최순실 특검'의 수사 기간은 최대 150일, 즉 5개월이다. 당장 내일부터 시작해도 내년 3월이 돼야 끝난다. 일각의 주장처럼 특검을 통해 박 대통령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확정한 이후 탄핵 절차에 돌입한다면 그 시점은 두 재판관의 임기가 종료된 이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헌법재판관 9명 중 2명이 빠진 상태에서 대통령 탄핵심판이 진행될 경우, 이 2명은 사실상 '반대표'로 계산된다. 다음과 같은 규정 때문이다.

헌법 제113조1항
헌법재판소에서 법률의 위헌결정, 탄핵의 결정, 정당해산의 결정 또는 헌법소원에 관한 인용결정을 할 때에는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재적인원의 3분의2도 아니고, 9명중 6명도 아니다. 그냥 6명이다. 다시 말하면, 7명 중 6명이 찬성해야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된다는 얘기다. 헌법학자인 김종철 연세대 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김종철 교수는 “탄핵을 결정하려면 헌재재판관 6명이 찬성해야 하는데, 결원이 생기면 결원 그 자체가 법적으로 탄핵에 반대한 것으로 간주된다. 한 명이라도 결원이 있으면 그만큼 탄핵은 더 어려워진다”고 했다. 또 “지금 헌법재판소의 구성이 매우 보수적”이라며 “국민적 뜻이 압도적이기는 해도 재판관들이 평생 고수해온 가치판단과 법적 관점을 쉽게 바꿀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한겨레 11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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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종료에 맞춰 2명을 새로 임명하면 9명이 되는 것 아닌가 싶지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①최종 임명권자는 박근혜 대통령이다.
②임명 안 해도 상관 없다.

먼저 ①을 살펴보자.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대통령 추천으로 배정된 몫 3인 중 하나다. 결원이 생기면 후임 재판관도 대통령이 추천한다. 헌법재판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며, 통과 이후 대통령이 임명한다. (헌법재판소장은 대통령이 국회 동의를 얻어 재판관 중 한 명을 임명하는 절차를 따른다.)

이정미 헌법재판관의 경우, 대법원장 추천 몫 3인 중 한 명이다. 후임도 대법원장이 추천하지만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나머지 절차는 같다. 즉, 최종 임명권자는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얘기다.

다음은 ②번을 보자. 임기가 종료돼 결원이 발생하더라도, 대통령이 임명을 안 하면 그만이다. 실제로 헌법재판관 공석 사태는 여러 차례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2012년이었다. 당시 공석 사태는 무려 1년 2개월 넘게 이어졌다. (이는 역대 최장 기록이었다.)

법 조항이 없는 건 아니다. 헌법재판소법(제6조)에 따르면,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되거나 정년이 다가올 경우, 후임자를 임명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2012년의 공석 사태에서도 보듯, 강제 조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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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7명 중 6명이 탄핵에 찬성할 가능성은 없는 걸까?

물론 모든 판단은 헌법재판관들의 법적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이뤄지는 게 맞다.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혐의가 얼마나 입증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쉽게 추측하거나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다만 '(보수) 편향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온 현재의 헌법재판관 구성을 추천 몫에 따라 살펴볼 필요는 있다. (9명 중 대통령과 대법원장, 국회가 각각 3명을 추천한다.)

이미 지적됐던 것처럼, 헌법재판관 9명은 이명박 전 대통령(6명)과 박근혜 대통령(3명)이 임명한 인물들이다. 이 중 임기 만료가 예정된 2명을 뺀 7명의 추천 몫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대통령 추천 : 조용호, 서기석
대법원장 추천 :김창종, 이진성
국회 추천 : 강일원 (여야합의), 김이수(야당), 안창호(여당)

조국 교수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와대는 검찰 및 특검 수사에 형식적으로 응하거나 사보타지하여 박근혜씨의 범죄혐의를 약화시킴과 동시에, 계속 탄핵을 유도하거나 도발할 것"이라며 "의회와 광장은 경각심을 갖고 더 분발해야 한다"고 적었다.

조선일보는 "청와대 인사들은 탄핵에 대해 '원하진 않지만 국회가 추진하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며 "지금의 청와대 기류를 보면 마치 '할 테면 해보라'는 것으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종합하자면, 대통령 탄핵은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결코 쉽지 않다. 여야가 합의해 국회에서 탄핵안을 통과시킨다 하더라도 말이다. 청와대가 그걸 모를 리 없다. 생각보다 '싸움'이 꽤 길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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