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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로'가 되고 싶었던 김병준 총리 후보자는 '핫팩'으로 '소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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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8일 오전 서울 국민대학교에서 강의를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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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에 작은 난로라도 돼서 지금 어지러운 국정에 어떤 형태로든 기여를 하고 싶다."

김병준 총리 후보자가 지난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의 인사 청문 준비 사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했던 말이다.

이 뒤에 김 후보자가 덧붙인 말은 의미심장하다. "크고 좋은 난로가 빨리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거다." 불과 5일 전, "헌법이 규정한 국무총리로서의 권한을 100% 행사할 것"이라고 지명 수락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김 후보자는 같은날 오후 JTBC 뉴스룸에 출연하여 여야와 청와대가 합의한 총리 후보자가 나오면 자신의 지위는 "자연적으로 소멸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도 '소멸'이라는 단어를 많이 써서 '무슨 적립 포인트도 아니고 왜 자꾸 소멸된다는 거냐'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8일이 되자 청와대 관계자를 인용하며 '김병준 카드를 철회한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세균 국회의장을 면담하면서 '지명 철회'를 언급한다는 것.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김병준 총리 (지명)을 철회한다는 게 아니라 그런 문제까지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둘러댔지만 이제 와서 누가 청와대 대변인 말을 믿을까. 실제로 박 대통령은 국회의장 면담에서 "국회가 총리를 추천해주면 총리로 임명할 것"이라며 사실상 김병준 총리 지명을 철회했다.

김병준 지명자는 같은날 국민대에서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만난 기자들에게 어제부터 반복하고 있던 '소멸' 주문을 외운 다음 "내가 사퇴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인사청문 보고서를 낸 뒤 20일이 지나면 나의 지위는 자연스럽게 소멸된다. 이렇게 소멸하고 저렇게 소멸하고 소멸되게 돼 있다." —김병준 국무총리 지명자, 11월 8일

그는 "여러 번 얘기했듯이 합의가 안 될 것 같아서 (총리) 지명을 받은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내가 합의를 압박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서 (총리직을) 받은 것이다. 그렇지만 합의가 이뤄졌다면 내가 더 있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혹시 김병준 지명자도 황교안 총리처럼 문자로 이별 통보를 받은 건 아니었을까? 김 지명자는 "명백히 얘기하는데 지명받은 요 며칠 사이 청와대하고 진퇴문제에 관한 한 이야기한 적이 없다"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대중의 기억에서 거의 잊혀졌다가 근 일 주일 새 단숨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가 급속히 '소멸'될 운명에 처하게 된 김병준 국무총리 지명자. 그래도 총리 지명 덕택에 지명 사흘 후에 열린 둘째 딸 결혼식이 크게 흥행했으니 나쁘지 않았다고 자위해야 하려나.

한편 국회가 새로운 총리 후보를 지명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새 총리 후보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이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 없다.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8일 오전 이런 게시물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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