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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속보이는 국회 방문'이 10분 만에 끝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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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면담했다. 일찌감치 거부 의사를 밝힌 야당 대표들과의 회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10시30분,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함께 국회를 방문해 '최순실 사태' 이후 정국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면담은 약 10분 만에 종료됐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회가 총리를 추천해 준다면 총리로 임명해서 내각을 통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의 지명을 철회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국정을 정상화시키는 게 큰 책무라고 생각해 이렇게 의장을 만나러 왔다"며 "어려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데 국회가 나서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정 의장은 "국회가 적임자 추천을 하면 임명을 하고 권한을 부여하셔야 하고 차후 권한부여에 대한 논란이 없도록 깔끔히 정리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정 의장은 "정당 간에 싸울 수도 있고 청와대와 국회 간에 갈등이 있을 수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국민에게 면목이 없다"며 "힘들더라도 국민의 의견과 국회의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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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의 이날 국회 방문은 전격적이고도 이례적으로 이뤄졌다. 정세균 국회의장에 따르면, 한 비서실장은 전날 밤 9시30분경 전화로 국회 방문 의사를 전달했다.

정 의장은 9일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대통령이 국회에 오시겠다고 해서 정당들과 이야기하시라고 완곡하게 사양했으나, 무조건 오시겠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 비서실장은 전날 여당과 야당 대표들을 만나러 국회를 방문했다.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자리를 만들어보자는 차원이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총리 지명 철회와 탈당' 등 기존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영수회담은 의미가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곧바로 다음날 전격적으로 국회 방문 일정을 잡았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오전 이 같은 일정을 발표하며 "영수회담도 해야 하고, 오늘 (국회의장과 만나는) 자리에서도 (야당 대표들과)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며 덜컥 운을 띄웠다. "야당에도 회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전히 협조요청을 하고 있고 조율하는 중"이라고도 했다. 약속도 잡지 않은 채 무작정 국회를 찾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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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변인은 야당과 미리 조율되지 않은 방문에 대해 "대통령이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야당은 '대화 코스프레'라며 반발했다. '대통령이 직접 국회까지 찾아갔는데 야당이 대화를 거부했다'는 그림을 연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박 대통령이 오늘 국회의장실에 오는 길에 언론을 통해 야당대표들 모이라 하시는 모양"이라며 "영수회담을 그런 식으로 한다는 건 너무 일방통행식"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도 "어제 의장과 청와대 사이에 얘기가 된 것은 대통령과 의장의 단독면담이었다"며 "청와대에서 언론플레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과 정 국회의장의 회담이 10여분 만에 끝난 이후, 청와대 정 대변인은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오늘 국회 방문은 대통령과 국회의장과의 면담을 위한 것"이라며 "야당 대표들과의 회동은 추후 성사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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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야당 의원과 보좌진들은 국회 본청 앞에서 '박근혜 하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박 대통령은 시위 중이던 이들과 마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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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과 13분 면담하고 국회를 떠난 박근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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