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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박 대통령은 뱀같이 간교한 최순실의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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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 국기문란 사태는 최순실씨 때문이며 박 대통령은 피해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비주류의 강력한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이 대표가 이번 사태에 대한 인식 수준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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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7일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성경에 보면 금지되어 있는 선악과 과일 하나 따먹은 죄로 아담과 하와는 천국 에덴동산에서 쫓겨났고, 자손 대대로 벌을 받고 있다”며 “한 간교한 사람을 분별하지 못해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사람이 평생 쌓은 명예와 업적과 수고를 다 잃었다”고 말했다. 즉, 아담과 하와는 박 대통령과 친박계에, 사탄은 최순실씨에 빗댄 것이다. 이는 국기문란 사태의 책임은 최씨에게 있을 뿐, 박 대통령에게는 없다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그러나 미르·케이(K)스포츠재단에 대한 기업의 모금액 증액을 박 대통령이 직접 요구했다는 보도가 최근 잇따르는 등 박 대통령의 불법 행위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도 필요하다면 검찰·특검의 수사를 직접 받겠다고 지난 4일 대국민 담화에서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박 대통령에 대한 의리’를 들어 사퇴 요구를 또다시 거부했다. 그는 “여당 당 대표로서 대통령을 오랫동안 가까이 보좌한 사람으로서 국민과 당원들께 송구함이 형언하기 힘들다. 책임을 부인하지 않겠다”면서도 “1년4개월이나 남은 대통령의 직무는 매우 중차대하다. 사태가 수습되도록 당대표로서 가장 힘들고 어려움에 처해있는 대통령을 도울 수 있도록 저에게 조금만 위기관리의 시간적 여유를 허락해달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자신을 향해 향해 “염치도 없다”, “뻔뻔스럽기 그지 없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국민·당원에게 “자비와 인의를 베풀어(달라)”고 했다. 그는 “고립무원의 대통령이 힘들게 이 난국의 무게에 짓눌려 힘들어 하시고 괴로워 신음하시는데 혼자 마음 편하자고 곁을 떠나는 의리 없는 사람이 되기 싫다”며 사퇴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당은 폭탄 맞은 집이고 둑에 금가 무너진 저수지 같은 상태”라며 “호남에서 당선됐듯, 무수저가 당대표 됐듯 저 이정현이 이번 사태수습에서 또 한번 기적 이루도록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