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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고등법원, "의회 승인없이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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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고 내년 3월말 이전까지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개시를 뜻하는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하려는 계획이 고등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메이 총리가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제소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EU 탈퇴로 나온 국민투표 결과가 의회에서 번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판결이어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gina miller 지난 10월, 정부가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은 채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할 권한이 없다며 소송을 건 민간인 대표 지나 밀러

존 토머스 잉글랜드·웨일스 수석판사를 재판장으로 하는 고등법원 재판부는 3일(현지시간) "정부는 '왕실 특권'(royal prerogative) 아래서 EU 탈퇴를 위한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EU 측에 협상 개시 의사를) 통보할 권한이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정부가 내놓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유럽연합법(ECA) 1972'에 정부 주장을 지지하는 게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부 주장은 '유럽연합법 1972' 규정과 의회 주권의 근본적인 헌법적 원칙들에 반한다"며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투자회사 대표인 지나 밀러 등 원고들은 정부가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은 채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브렉시트 협상 개시를 통보할 권한이 없다면서 지난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말 3시간여에 걸친 심리를 거친 뒤 이날 판결을 내놓은 것이다.

쟁점은 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50조에 따라 브렉시트 협상 개시를 통보할 권한을 가졌느냐 하는 점이다.

원고 측은 50조 발동은 지난 1972년 EU에 가입하면서 의회에서 승인된 '유럽연합법 1972'에 의해 부여된 시민들의 권리들을 박탈한다고 주장했다.

EU를 떠난다면 이 법에서 부여한 "근본적인" 권리들이 의회에 의해 복원될 수 없게 된다면서 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일방적으로 이런 권리들을 없앨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제러미 라이트 법무상 등 정부 측은 50조를 발동하는 것은 정부의 '왕실 특권'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왕실 특권은 수백 년 동안 영국 군주가 외국과 조약을 맺거나 해지하면서 행사해온 권한이다.

라이트 법무상은 원고 측이 국민투표로 내려진 EU 탈퇴 결정을 무효로 하면서 의회가 EU 탈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메이 총리는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고 내년 3월말 이전에 50조를 발동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정부는 판결 결과와 관련해 곧바로 대법원에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대변인은 "국민이 의회에서 승인된 국민투표에서 EU 탈퇴 결정을 내렸다. 정부는 국민투표 결과를 존중한다"며 "(대법원에)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판결을 앞두고 어느 쪽이라도 결과에 불복해 대법원으로 가져갈 것으로 예상됐다. 대법원에선 오는 12월에 이 사안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BBC 방송은 대법원에서 결정이 번복되지 않으면 브렉시트 협상 일정이 "수개월"미뤄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BBC는 이번 판결은 단순히 협상 개시 시기뿐만 아니라 브렉시트 협상안에 대한 의회 내 논란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회가 50조 발동 찬반을 묻는 투표가 아니라 브렉시트 협상 조건들을 담은 투표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라이트 법무상은 지난달 열린 심리에서 만일 원고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하원 표결은 지난 6월 23일 국민투표에서 물었던 것과 똑같은 질문을 놓고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미 야당들과 일부 EU 잔류를 지지한 여당 일부 의원들은 메이 총리에게 정부의 협상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해왔다.

메이 총리는 의회의 거센 요구에 밀려 의회와 정부가 참여해 협상안을 논의하는 틀을 만들기로 양보한 바 있다.

야당인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는 "오늘 판결은 정부가 지체 없이 협상 조건들을 의회에 가져올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면서 협상 조건들을 의회에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대법원이 고법 원심을 확정할 경우 하원 다수가 EU 잔류를 선호하는 지형은 브렉시트 진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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