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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욕타임즈 칼럼은 박근혜를 '미국에 여성 대통령이 필요한 이유'로 꼽는 실수를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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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GEUN HYE INAUGARATION
South Korea's new President Park Geun-hye leaves after her inauguration at parliament in Seoul, South Korea, Monday, Feb. 25, 2013. Elected in December, Park is believed to be the first Korean woman to rule in a millennium. (AP Photo/Kim Hong-Ji, Pool) | ASSOCIATED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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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 2일(현지시간) 발행한 칼럼 하나가 한국 누리꾼들의 조소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에 여성 대통령이 필요한 이유를 말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거론했기 때문.

한국 태생의 미국 이민자 앤지 킴은 '왜 미국에 여성 대통령이 필요한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자신이 서울에 살던 40여년 전의 일화로 시작한다.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던 필자는 학급의 반장 선거에 나가겠다고 했다가 감히 여자가 우두머리가 되려 한다는 이유로 담임교사에게 손바닥을 맞았다 한다. 이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필자는 한국에 뿌리깊은 가부장제의 사례로 이 일화를 자주 말하곤 했다 한다.

초반에 성차별적 생각이 만연한 한국과 그런 낡은 관념을 청산한 "진보적이고 전향적인" 미국 사회를 대비시키던 필자는 "역설적으로 한국은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여성 대통령을 갖게 됐다"면서 그 대비를 뒤집는다. 한국, 대만, 스리랑카 등의 가부장적 국가에서도 여성 지도자들을 찾을 수 있는데 미국에서만 여성 대통령을 볼 수 없었다는 것.

과연 박근혜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된 것이 그의 성별과 얼마나 관계가 있었을까? 필자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많은 여성 지도자들은 정치적 왕조의 일부로서 집권했다. 일례로 박 대통령은 강력한 전직 지도자의 딸이었으며 그의 어머니가 1974년 피살된 이후 퍼스트레이디 대행으로 활동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다른 많은 여성 지도자들은 그 나라의 시민들이 직접 선출하지 않은 총리직이었다. 그리고 몇몇은 단기간만 활동한 임시 지도자에 불과했다. (앤지 킴, 뉴욕타임즈 기고문, 11월 2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여성이 남성과 여성 모두를 이끄는 모습을 경험한 나라에서는 여성이 책임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여긴다며 이를 한국과 같은 나라가 미국보다 나은 점이라고 주장한다. "젠더 평등의 측면에서 미국이 여성 지도자를 가졌던 나라들에 비해 더 진보적"임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과연 작금의 한국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은 이 칼럼의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여성 지도자가 남성 지도자에 비해 더 비난을 받는 편이라면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한국 국민의 대통령 퇴진 요구도 그 사례 중 하나로 든다:

몇몇은 여성 지도자가 남성 지도자에 비해 과도하게 엄격한 잣대와 비난에 맞닥뜨린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한 스캔들에 휘말렸는데 국민들은 이를 두고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앤지 킴, 뉴욕타임즈 기고문, 11월 2일)

분명 여성이 나라를 이끄는 것을 직접 목격하게 되면 여성의 정치 참여 등에 대한 인식이 크게 제고될 수 있으리라.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그런 주장을 위한 긍정적인 사례가 되긴 어렵다. 매일같이 쏟아지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들을 보라. 집권 전과 비교할 때 개선된 것이 없거나 오히려 더 악화된 여성 관련 지표를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