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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의 최태민은 무당들도 설설 기는 '큰무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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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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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국정농단'의 주역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 씨의 40여년 전 행적에 대한 기록을 중앙일보가 발굴했다. 신흥종교 전문 연구가였던 탁명환 씨가 생전에 최씨를 만난 후 남긴 기록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최태민은 생전에 여러 개의 이름을 사용했는데 탁씨가 최씨를 처음 만난 1973년에는 '원자경'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었다 한다:

탁 소장은 “원자경이 살던 감나무집의 벽에는 둥근 원이 색색으로 그려져 있었다”고 했다. 원자경은 “그걸 응시하며 ‘나무자비 조화불’이란 주문을 계속 외우면 만병통치는 물론이고 도통의 경지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당시 광고를 보고 찾아온 이들은 수십 명이었다. 신흥종교의 교주들도 있고, 무속 잡인들도 섞여 있었다. 그들은 모여서 원자경이 설한 ‘영세계 원리’를 청강했다고 한다. (중앙일보 11월 3일)

흥미로운 것은 탁씨도 "그에게 소위 '영력(靈力)'이 어느 정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최태민의 능력을 인정했다는 사실.

탁 소장은 원자경이 무당을 상대하는 광경을 보고 ‘한 가지 특이한 일’이라며 이렇게 기록했다. ‘잡신을 섬기는 무당이 원 교주 앞에서는 꼼짝도 못하고 벌벌 긴다는 사실이다. 처음 만난 무당도 그에게 절을 하고, 그의 치료를 받으면 신기(神氣)가 떨어져 무당업을 폐업하고야 만다는 사실이다.’ (중앙일보 11월 3일)

중앙일보는 최씨가 "일종의 대(大)무당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1975년이 되자 '큰무당 원자경'은 '목사 최태민'이 되어 있었다:

75년 교계 신문에는 일제히 ‘대한구국십자군’ 기사가 실렸다. 총재의 이름은 ‘최태민(崔太敏)’이었다. 탁 소장은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그런데 얼굴은 낯이 익었다. (중략) 탁 소장은 “대전에서 보던, 이대 앞에서 만났던 초라한 원자경 교주가 아니었다. 위풍당당하고, 야무진 모습으로 뭔가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고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최태민은 “지금은 박 대통령의 영애 근혜양과 함께 일한다. 청와대를 무단출입한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타고 온 지프차도 근혜양의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11월 3일)

최태민-최순실 부녀는 부녀가 모두 청와대를 무단출입하는 독특한 기록도 세웠다.

당시 최태민의 위세는 엄청났던 듯하다. 탁 소장이 "최태민의 전신은 원자경"이라는 이야기를 흘리자 중앙정보부의 종교 담당자가 경고를 보내오기도 했다고 하고, 최태민에게 돈을 받고 목사 안수를 해주었다는 예장 종합총회의 조현종 씨가 최씨와 알력을 겪고는 경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한다고 중앙일보는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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