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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관이 제일 무서웠던 어느 중국 황제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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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자랑스런 문화 유산이 있다. 바로 ‘조선왕조실록’이다. 1997년에 세계 기록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바가 있다. 왕실의 이야기를 기록한 실록은 다른 나라들도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우월함은 궁궐의 일뿐 아니라 백성의 삶 하나하나를 적어둔 것에 있다. 사료적 가치가 훨씬 높은 것이다.

이런 실록의 기록을 담당한 사람들은 사관이라고 한다. 이들은 번갈아 가며 승지와 함께 왕의 옆에서 나랏일을 보는 것을 모두 기록했다. 왕이 죽고 난 뒤에 그 왕에 대한 실록편찬에 들어갈 때 자료로 사용할 사초를 만든 것이다. 왕이 사관들 옆에서 얼마나 말과 행동을 조심했을지 상상이 간다. 자칫 한 마디라도 실수를 하면 자신이 상당히 우스운 사람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는 것을 정확히 알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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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왕만 사관을 겁낸 것은 아니었다. 중국의 황제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자기가 세운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그랬다. 바로 송나라 태조 조광윤 이야기다.

song dynasty

“송나라를 개국한 황제 조광윤은 힘이 무서웠던 모양으로 주먹 한 대에 신하의 이 한 대가 부러졌다. 신하는 말없이 이를 주워 품에 넣었고 조광윤은 적이 그 행위가 눈에 거슬렸는지 캐물었다.
“너 감시 나에게 앙심을 품으려느냐?”
“아니올시다. 사관에게 갖다 보이려고 그럽니다.”
임금이 힘 자랑에 신하의 이를 부러뜨렸다는 기록이 후세에 남을까 봐 황제는 제발 사관에게 알리지 말라고 급히 사정했고, 결국 임금이 사관에게 사정했다는 일화를 남기고 말았다. 이처럼 사관의 존재는 역사에 오명을 남기지 않으려는 의식을 가진 임금들을 어느 정도 통제하는 역할을 했다.”
(책 ‘심장은 왼쪽에 있음을 기억하라”, 정운영 저)

역사에 자신의 이름이 남는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그것도 훌륭한 업적과 인품으로 남는다면 말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일 테다. 역사에 이름을 남길 만한 위치에 올랐음에도 자신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모른다면 상당히 불행한 일이다. 지금은 사관이 기록을 남기지는 않지만, 압도적으로 많은 양의 정보가 저장되고 있는 시대다. 현재를 기록하며 저장하고 있는 국민이 사관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