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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 선언 않겠다'는 인제대 학생회는 '교수님 말씀대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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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 11월 2일 13시 42분

지난 10월 31일 '정치적 선동으로 비춰질 수 있어 시국선언을 한다 안한다는 결정을 내리지 않겠다'고 밝힌 인제대학교 학생회의 의견 수렴 절차에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31일 '인제대학교 학생회 일동'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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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해당 포스트에는 '이런 결정을 어떻게 내리게 되었는지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학우들의 댓글이 달렸다. 한 인제대학교 학생은 허핑턴포스트에 '학생회를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 어떤 얘기가 오가서 학생회가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지 외압은 없었는지를 일반 학생들도 알 수 있도록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요구로 공개된 회의록에서 학교 측의 외압이 있었던 정황이 확인되었다. 같은 날 오후 10시 인제대 부학생회장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중앙운영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했다.

구글 설문지나, 모바일 투표 등의 방법을 통해 의견 수렴을 한 뒤 입장을 표명하기로 결론을 내린 이 회의록에 따르면 인제대학교 의생명대 학생회를 제외한 모든 단과대 학생회는 시국선언을 하는데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가 되는 것은 '공과대학교 학생회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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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의록에 따르면 인제대 공과대는 공과대학장이 '아직 시국선언은 너무 섣부르다고 판단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으며 이에 동의했다고 의견을 밝혔다. 허핑턴포스트는 공과대학장 안 모 교수에게 학부 소속 학생들에게 시국선언에 대한 의견을 개진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 문의했으나, 안 교수는 '그런 거 관심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허핑턴포스트는 이후 수차례 연락했으나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업데이트 : 11월 2일 13시 42분

인제대학교 부학생회장은 허핑턴포스트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람도 있지만, 학생회도 시국선언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성원의 의견을 모아 할지 말지를 결정하자는 것'이라고 밝히며 '공과대학 학생회의 입장도 한 학생이 교수님께 문의 한 말을 회의 과정에서 언급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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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제대학교에선 학생회와는 별개로 시국선언에 기명 참여를 원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정문 앞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기도 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해당 학생의 증언에 따르면 오늘(11월 2일) 이른 아침 누군가가 해당 대자보를 모두 훼손했다고 한다.

또한, 인제 뉴스룸 페이지가 발행한 '학생대표자회의' (전체 학생에 공개된 회의) 영상을 확인하면 회의에 참여한 일반 학생들의 다수가 시국선언에 찬성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인제 대학교 '학생대표자회의' 영상.

한편 시국선언에 대한 인제 대학교의 입장에 대해 한 정외과 교수는 전혀 다른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인제대학교에서 정치제도와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홍재우 교수은 이런 댓글을 달았다.

정치적 동원은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정치적 행동을 조직하는 것을 "선동"이라고 부르는 것은 시민적 권리를 행사하는 동료 학생들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학생회가 누구와 누구 사이에서 중립을 서야만 한다고 생각하는지 정치학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궁금하군요. 어느 편에 서든지 여러분의 자유입니다만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진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일까요? 정치적 선동으로 비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이미 중립이 아닙니다. 기울어진 저울 위에서 가운데 선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진정 자신들에게 조용히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는 것이 여러분이 대표하는 학생들을 위해 여러분의 가슴과 머리에서 나온 말인가요?-홍재우/페이스북(10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