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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에 존재했던 '사랑의 발명품'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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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유럽 최대의 성인용품 전문업체가 이태원에 아시아 첫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다. 한국이 성인용품 구매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보고 있다는 업체 대표의 인터뷰가 소개되기도 했다. 한국도 예전에 비해 섹스에 대한 이야기가 양지로 올라왔고, 또 활발히 이루어진다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역사 속에 존재했던, 커플 사이 분위기를 띄워줬던 '사랑의 발명품'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책에서 그 몇 가지 사례를 모아보았다. 유통 경로가 바뀌고 마케팅 방식이 바뀌어도, 즐거움을 향한 어떤 방식은 변하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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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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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후궁 제도는 고대 인더스 문명기부터 존재하고 있었다. 특히 굽타 왕조기에 그 화려함은 극치에 달했다. 후궁에는 규방녀들이 230명이나 시중을 들고 있었고, 국왕에게는 수백 명을 헤아렸다...바챠야나는, 왕은 애첩 모두에게 만족을 충족시켜줄 수 없기 때문에 동방의 후궁처럼, 시녀나 하녀들에게 남장을 시켜 나무뿌리나 열매 등으로 남자 성기 모양의 노리개를 만들어 그것으로 애첩들의 정욕을 진정시키라고 가르치고 있다." (책 '섹슈얼리티 성 문화사', 후쿠다 카즈히코 저)

딜도는 기원전 3세기경 고대 그리스부터 이미 널리 알려진 발명품 중 하나였다. 오리보스로 불렸고, 가죽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미개사회에서도 초로 만든 원시적 형태의 딜도가 발견되기도 한다. 사실상 인류 역사와 함께 해온 도구인 셈이다. 이 도구는 물론 개개인의 사적인 즐거움을 위해서도 쓰였겠지만, 기록에 의하면 고대 왕실의 후궁제도를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로도 쓰였다고 한다. 아무리 왕이라도 수백 명이나 되는 여성을 거느리며 모두를 만족시켜줄 수는 없었던 것이다. 인도의 굽타 왕조는 책을 통해 왕을 대신해 후궁들을 만족시켜줄 만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하녀나 시녀를 남장시킨 후, '나무뿌리나 열매 등으로 만든 남자 성기 모양의 노리개'를 그들에게 들려 후궁에게 왕 대신 보내는 방법이 그것이다. ‘카마수트라’가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2. 브라게이트(고환보호대)

"...훅스가 기술하고 있듯이, 15세기 초까지 남자들은 짧은 상의만 입고 있어 짐승의 모습과 다름없었고, 과다하게 몸이 노출되어 품위가 없었다. 게다가 처녀와 부인들이 시종 장난을 쳐서 풍기가 문란하다는 교회의 엄한 하달로, 고환을 포장하는 가랑이 주머니, 즉 성기 보호대가 고안되었다."(책 '섹슈얼리티 성 문화사', 후쿠다 카즈히코 저)

유럽의 중세 시절 남자들의 의상은 지금의 옷보단 '곰돌이 푸'의 그것에 더 가까웠던 모양이다. 이를 보다 못한 교회의 엄한 명령에 의해 고환을 감싸는 가랑이 주머니, 즉 성기 보호대가 개발되었다. 그런데 이게 남자들 사이에 널리 퍼지면서, 또 다른 패션이 되기 시작했다. 그 곳을 감싸는 고급 천이 팔리고, 금이나 은으로 자수를 놓은 '프리미엄 상품'들이 출시되었다. 심지어 페르시아 진주를 박은 왕관 같은 명품까지 있었다고 하니, 한계가 분명한 내용물을 포장지로 커버해보려는 심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던 것 같다. 재미있는 사실은, 겉을 예쁘게 장식하는 걸 넘어 주머니 안에 레몬이나, 두꺼운 헝겊조각을 뭉쳐 넣어 크기를 위장하는 남자들이 존재했다는 점이다. 개중엔 암소 머리만한 고환보호대까지 개발되었다고 하니, 어떻게 보면 브라게이트(고환 보호대)야말로 당시 남성들이 자신들의 매력을 어필했던 진짜 '사랑의 발명품'이었는지도 모르겠다.

3.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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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왕족 귀족 숙녀들은 휘발성 향수액은 알지 못했고, 오로지 방향물질을 유성으로 바꿔 사용했다. 다시 말하면, 간단한 증류법을 발명하여 향유를 만들었던 것이다. 사향 고양이의 생식기인 사향낭에서 사향을 채취, 이것에 식물유(油)를 섞어 액체 또는 유지로 크림 상태의 향유를 마들었다."(책 '섹슈얼리티 성 문화사', 후쿠다 카즈히코 저)

'브라게이트'가 남성들을 위한 사랑의 발명품이었다면, 향수는 과거엔 주로 여성들이 사용하였던 사랑의 발명품이었다. 향수는 고대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사용되었는데, 고대 이집트, 그리스, 로마 등에서는 사향이나 몰약, 쟈스민, 사프란 등이 집을 청소하고 몸을 씻는 데 널리 사용되었다고 한다. 고대 중국, 일본 등지에서도 용연향, 사향 등이 널리 쓰였다. 특히 18세기 로코코 시대의 프랑스에선 각종 향료가 개발되었는데, 개중에는 '방귀 냄새를 없애는 향수'도 있었다고 한다. 효력이 확실하다면 지금 다시 출시되어도 나쁠 것 같진 않다.

4. 사랑의 묘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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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사람들은 사랑을 얻기 위해 갖가지 미신적인 방편들을 즐겨 사용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사랑의 묘약 처방이다 그 중에서도 잘 알려진 것이 '사랑의 사과' 처방인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금요일에 만들어야 효험이 있다고 했다. 1860년도까지 민간에서 유행한 처방이라고 막스 바우어는 전했다." (책 '중세의 뒷골목 사랑', 양태자 저)

유럽의 중세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시대였다. 한쪽에선 교회가 근엄하게 육체적 쾌락은 죄악이며 횟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설교했지만, 다른 한편에선 브라게이트를 비롯해 다양한 사랑의 도구들이 개발되었으니 말이다. 검증되지 않은 식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온갖 사랑의 묘약이 개발되고 미신이 퍼졌던 시대 또한 중세였다. 커플이 되고 싶으면 아침 해가 뜨기 전 나무에 올라 사과를 딴 후 사랑하는 이의 머리카락 세 올을 끼워 넣고 말린 후 사랑하는 이의 베개 밑에 놓으라는 처방부터, 헤어지고 싶은 사람에게 책 선물을 하면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처방까지, 만남의 시작부터 끝까지 각종 묘약과 미신들이 난무했다. 물론 이런 것들이 진짜 효과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사랑과 즐거움에 대한 추구가 창조성을 이끌어내는 하나의 계기가 되어왔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지금의 우리도 마찬가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