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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로 새누리당 내 균열이 두드러지고 있다. 모두의 비난이 지도부에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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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AND JUNG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10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석호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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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의 '비선실세 국정농단'의 전모가 하나둘 드러나면서 그 충격이 이제 새누리당 내부에 균열을 내고 있다. 친박계 새누리당 주류와 지도부가 주된 표적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먼저 나섰다. 31일 40여 명이 모여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전원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

비박계 의원들은 지난 30일 오후 만나 미리 의견을 조율했다. 김세연·김영우·홍일표 등 의원 21명이 모여 '최순실 파문의 진상 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을 결성하고 지도부 퇴진과 거국 내각 구성 등에 동참하는 의원들을 끌어모았다. (중략) 지도부 퇴진 연판장에 서명하거나 동참 의사를 밝힌 의원은 모두 56명으로 당 의석의 최소 과반(65석)에 육박했다. 한 비박계 중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친박·비박 간 계파 대결로 가는 양상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친박 의원들을 끈질기게 설득했다"며 "앞으로 과반을 넘기는 건 시간문제"라고 했다. (조선일보 11월 1일)

하태경, 김현아, 오신환 의원 등 13명의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도 1일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문제의 해결을 위한 책임 통감과 지도부 총사퇴를 재촉구한다"고 발표했다. "여야 협상에서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조건 없는 특검 수용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들의 퇴진 요구를 거부한 상태다:

이정현 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사태 수습이 워낙 엄중한 상황이고, 집권당 책임은 아주 막중하다"며 "어려울 때 그만두고, 물러나고, 도망가는 것은 가장 쉬운 선택이다. 지금은 이 난국을 일단 수습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조원진·이장우 최고위원 등 다른 친박 지도부도 "일단은 수습이 먼저"라며 퇴진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조선일보 11월 1일)

언론들은 일제히 새누리당 지도부를 비롯한 친박계 정치인들을 맹비난 했다:

국민 세금으로 먹고살면서 고도의 공적 의무를 수행해야 하는 새누리당 지도급 의원들은 최소한 박 대통령 취임부터라도 최순실을 대통령으로부터 격리하고 권력 사유화의 통로를 차단시켜야 했다. 청와대 눈치만 살피면서 단물만 빨아먹은 친박 세력은 최순실 사건의 공범이거나 방조자란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중앙일보 11월 1일)

박 대통령과 친박의 행태에 대해선 수많은 우려, 지적, 경고가 있었다.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고 독주했다. 결국 보수층 전체가 분열했다. 그 결과가 지난 총선의 참패이고 지금의 지리멸렬이다. 대통령이 식물 상태로 전락하고 국정이 마비됐으면 청와대보다 먼저 새누리당의 친박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비상 지도부가 새로운 정치 활로를 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도 하지 않고 있다. 무슨 수가 있다고 이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전부 허망한 잔꾀일 뿐이다. (조선일보 11월 1일)

박 대통령이 국정에서 손을 떼지 않으려 애쓰니까 (이정현) 대표도 자리를 지키는 게 주군을 돕는 길이라 생각할 것이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국회의장-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야당을 맹비난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온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 상황에서도 청와대 눈치를 먼저 보는 모습은 처량하기까지 하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상황의 위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한겨레 1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