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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압적인 임신'에 대해 여성들이 알아야 할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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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이뤄지는 임신 중 절반 정도는 의도하지 않은 임신이다. 피임이 실패했거나 부주의했던 경우라고 넘기기 쉽지만, 학대 관계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의도하지 않은 임신 중 소수는 '강압적인 임신'(reproductive coercion)의 결과다.

'강압적인 임신'은 연인 관계에서 여성의 의지에 반해 임신할 가능성이 커지도록 남성이 피임하지 않는, 섹스를 강제하는 구체적 형태의 '폭력'이다.

이런 형태의 학대를 정의하는 것은 의료진과 여성들 모두에게 중요하다고 이 현상을 연구한 미시건 주립 대학교 인간 개발 조교수이자 사회 전염병학자인 헤더 맥콜리는 말한다.

'강압적인 임신'의 구체적 행동으로는 △임신하지 않으면 떠나겠다는 위협, △말을 듣지 않으면 다른 사람과 아기를 갖겠다는 위협, △임신에 동의하지 않을 때 육체적 학대를 하는 것, △일부러 임신시키려고 피임 기구를 망가뜨리는 것 등이 있다. 아기를 낳도록 강제하는 것이나 △여성의 의사에 반해 낙태하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맥콜리의 최근 연구는 특히 '피임 기구 망가뜨리기'와 '임신을 강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많은 여성들이 아직도 강압적인 임신이 '학대'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일을 겪었음에도 '학대를 당한 적 있느냐'고 물어보면 아마 '아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우리는 맥콜리에게 '강압적인 임신의 징후'를 알아보는 방법을 물었다.

- 연애 관계에서 '강압적인 임신'이 학대의 일부라는 것을 처음 깨달은 것은 언제인가?

보스턴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을 연구하는 팀과 일하고 있었는데, 나는 주로 연인간의 육체적, 성적 폭력에 주목했다. 당시 데이비스의 캘리포니아 대학교에 있었고 지금은 피츠버그 대학교에 있는 엘리자베스 밀러 박사가 자신의 연구에서 '강압적인 임신'의 문제를 지적했다.

당시에는 그런 명칭이 아니었지만, '연인이 피임을 방해하고 일부러 콘돔에 구멍을 낸다'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밀러 박사가 듣고 발견한 현상이다. 밀러 박사와 우리 연구팀은 협력하기 시작했고, 이 현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여성에 대한 폭력은 육체적, 성적 폭력만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강압적 통제, 구체적으로 말하면 여성의 생식에 대한 통제도 포함된다. 나는 2008년부터 이 연구를 시작했다.

- 이 팀의 논문이 2010년 '강압적인 임신'을 정의한 후, 이 이슈에 대한 의사들의 대처가 어떻게 달라졌는가?

그 첫 논문은 '강압적인 임신'이라는 현상이 있으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흔하게 일어난다는 걸 최초로 기록했던 작업이다. 그 이후 우리는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전국 규모 비영리단체 폭력 없는 미래(Futures Without Violence)와 손을 잡고, 임상의들이 강압적 임신에 대해 환자와 대화하는 것을 도울 자료를 개발했다. 이 팀은 ‘연애 관계가 당신의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걸 알았는가?’라는 제목으로 손바닥 만한 크기의 카드를 만들었다.

이 카드의 목적은 임상의들이 환자와 대화를 나누게 하는 것이다. [환자들이] 연애 관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과 그들이 도움을 구하고 있는 이유를 연관지어 생각하는 걸 도와준다.

- '강압적인 임신'의 징후로는 무엇이 있는가? 의사를 만났을 때 여성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또는 여성의 과거 병력에 따라 '강압적인 임신'을 눈치챌 수 있을까?

임상적으로 한 가지 위험 신호는 '임신 검사'나 '성병 감염'으로 병원을 자주 찾아오는 환자다. 이런 경우에는 '강압적인 임신'을 의심해 봐야 한다. 만약 환자가 병원에 자주 온다면, 의사는 이유를 넘겨 짚지 말고 어쩌면 '폭력'이 원인일 수 있다고 생각해 봐야 한다.

- 낙태를 여러 번 한 경우는 어떤가?

그것 역시 분명히 위험 신호다.

- 당신이 가장 최근 연구에서 설명한 두 유형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첫 번째는 '속임수', 그러니까 남성이 콘돔에 구멍을 내거나 섹스를 하던 중 상대 몰래 빼버리는 행동이다. 반면, 다른 형태는 '명백한 위협'이라 학대와 더 쉽게 연관짓게 되는 것 같다.

그렇다. 우리가 이번 연구를 진행하고 논문을 발표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두 가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이해하자는 것이다. 한가지는 강압적이고, 임신에 대한 압력이 포함되기도 한다. 학대하는 파트너가 여성이 임신하지 않으면 떠나버리겠다고 위협하는 식이다. 나머지 하나는 임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콘돔을 물리적으로 망가뜨리는 경우다.

- 파트너의 그런 행동을 멈추게 할 방법이 있을까?

우리의 연구는 산부인과에서 치료 받는 '여성들'에게 맞춰져 있다. 애초에 남성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등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많이 이뤄져야 한다.

- '강압적인 임신'과 관련해, 병원을 찾은 여성들에게 어떻게 대처했는가?

첫 번째는 '보편적인 교육'이다. 의사들이 병원을 찾는 모든 환자들과 연인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중요한 것은 병원 안에 안전한 곳을 만들어서, 의료진과 연애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여성이 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병원을 찾는 모든 환자들은 '폭력'과 '강압적인 임신'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보다 직접적 평가'다. 내가 언급한 임상적 위험 신호를 의료진이 알아차린다면...즉 만약 임신 테스트를 받으러, 혹은 피임 방법을 바꾸러 자주 찾아오는 환자가 있다면, 그리고 실제로 강압적인 임신이 일어나고 있다면, 의료진은 질문지를 사용해 여성들의 경험에 대해 묻고 보다 직접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여성들이 도움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나는 의료 서비스 제공자들이 '폭력'과 '강압적인 임신'의 전문가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지역에서 이러한 폭력에 대한 도움을 주는 단체가 어디인지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강압적인 임신에 대한 다른 연구를 보면 이를 경험하는 여성들 중 상당수가 육체적으로도 학대하는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강압적인 임신 외의 다른 문제는 없는 관계도 있을 수 있는가? 아니면 강압적인 임신은 학대하는 관계에서 일어나는 한 가지 면인가?

우리는 두 가지 상황을 모두 보았다. 일부 경우 강압적인 임신을 경험하는 여성들은 연인의 육체적 혹은 성적 폭력도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건 아니다. 강압적인 임신만 경험하는 여성들도 있다.

연애에서 강압적인 임신 혹은 폭력을 경험하거나, 아니면 둘다 안고 있을 경우 여성의 '생식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강압적인 임신과 연인의 폭력이 겹치든 아니든, 그들은 '원치않는 임신'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다.

- 강압적인 임신은 남성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문제인가? 예를 들어 남성이 원하지 않는데 임신이 된 경우, 혹은 피임을 하려고 했는데도 연인이 임신한 경우도 있을까?

이 주제에 대해 강의나 토론을 하면 사람들이 꼭 그걸 제일 먼저 물어본다. 남성도 강압적인 임신을 경험할 수 있지만, 이번 연구의 초점은 그건 아니었다.

- 가능은 하지만 관련 연구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는 말인가?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가능하다는 말이었다. 그런 일화를 들은 적은 있다. 하지만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기록한 연구는 아직 없다. 그래서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강압적인 임신 이야기가 나오면 '남성도 경험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꼭 나온다. 하지만 그런 행동의 결과는 남성과 여성에게 있어서 상당히 다르게 나타난다.

- 강압적인 임신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점이 또 있다면?

이 연구는 임상 환경에서 이루어졌다. 나는 의료 서비스 제공자들 훈련을 많이 하고 있지만, 부모들이 청소년 자녀들과 건강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데에도 관심이 많다. 우리 연구에서 청소년 환자들에게도 강압적인 임신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볼 수 있는데, 십대 자녀들과 섹슈얼리티와 연애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

* 허핑턴포스트US의 기사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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