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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포츠재단, 궁지몰린 롯데그룹 팔 비틀어 70억원 더 뜯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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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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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으로 검찰 수사가 임박한 롯데그룹이 지난 5월 케이스포츠 재단에 70억원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최순실씨가 깊이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에 따라 안 수석과 최씨가 검찰 수사로 궁지에 몰린 롯데의 처지를 이용해 돈을 받아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겨레>가 27일 단독으로 입수한 케이스포츠 재단의 내부 문건(3월28일 작성)을 보면,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과 관련해 ‘㈜롯데와 후원 가능 여부 및 금액 타진 협의’라는 내용과 함께 ‘약 35억(건설비의 2분의 1) 지원 의사 있으나 협의 후 알려주기로 함’이라고 돼 있다. 롯데가 35억원을 낼 의사가 있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사업의 담당자로는 ‘정: 노숭일, 부: 박헌영’으로 기재돼 있다. 두 사람은 케이스포츠 재단의 직원이자 최순실씨의 ‘심복’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17일 케이스포츠 재단 관계자 2명은 서울 중구 롯데그룹 본사의 24층에서 롯데그룹의 ㅅ 사장과 ㅇ 상무 두 명을 만나 케이스포츠 재단의 사업을 설명했다. 이때 롯데그룹 쪽은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고 재단 관계자들은 전했다. 재단 관계자들은 롯데와의 면담을 전후로 최순실씨와 안종범 수석으로부터 여러차례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안 수석은 면담 직후 “롯데와는 얘기가 잘 돼가고 있는 거냐”라고 재차 확인을 거치기도 했다. 안 수석은 “브이아이피(대통령) 관심 사업이다”라고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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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재단과 롯데는 몇 차례 회동을 거친 뒤 최종 금액을 70억원으로 확정지었다. 실제로 롯데는 5월 초 70억원을 5~6개 계열사 명의로 나눠서 케이스포츠 재단의 신한은행 계좌로 송금했다. 애초 협의했던 금액의 두 배를 낸 것이다. 게다가 롯데는 이미 재단 설립 출연금으로 17억원을 낸 상태였다. 롯데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섰던 건 당시 신동빈, 신동주 두 형제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검찰의 내사가 진행되던 상황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70억원은 재단에 입금된 지 10여일이 지난 5월 말 롯데 쪽으로 전액 반환됐다. 케이스포츠 재단 쪽은 “애초 롯데로부터 돈을 받은 명목인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에 필요한 부지 매입이 벽에 부닥쳐 돈을 돌려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보다는 당시 검찰 수사가 롯데에 불리하게 진행된 점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재단이 돈을 돌려준 지 10여일 뒤인 6월10일 수사인력 240여명을 동원해 롯데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재단 관계자는 “최순실 회장님이 ‘그냥 돌려주라’고 지시해 그대로 이행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롯데 쪽은 “올 5월 70억원을 냈다가 돌려받은 것은 사실이나 케이스포츠 재단의 사업 취지에 동의해서 낸 것”이라며 “당시 검찰 수사도 우리로서는 뜻밖의 상황이라 다른 의도가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