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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실험 현장의 유독 화학 물질을 사진에 녹였다(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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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바람에 노출돼 있다. 들판 한 가운데 버려진 4층 건물은 고목처럼 풍경에 섞여든다.

쥘리앵 샤리에르가 고요한 풍경을 찍은 사진은 마치 표백제를 흘린 것처럼 빛으로 얼룩져 있다. 유독 물질에 노출된 결과다. 샤리에르는 이 사진을 찍은 곳에서 가져온 방사성 흙으로 필름을 덮는 과정을 거쳐 그 결과물을 인화한 것이다.

그 사실을 알고 나면 사진들은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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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리에르는 J.G. 밸러드의 SF 단편집 ‘The Terminal Beach’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핵 이후 미래의 마셜 군도를 배경으로 한 소설들이다.

“섬은 실낙원의 메타포다. 인간의 개입으로 영원히 달라진 풍경을 보여준다. 나는 언제나 그런 곳에 묘하게 끌렸다.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기간을 넘어설 정도의 변화가 인간에 의해 일어난 곳은 무서운 동시에 매혹적이다.”

인간과 자연이 파괴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에 대한 흥미 때문에, 샤리에르는 카자흐스탄의 세미팔라틴스크에 있는 일급비밀 핵실험 장소에 대해 알게 된 후 ‘폴리곤(The Polygon)’이라고도 하는 이곳에 찾아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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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시공간에서 벗어난 듯한 황량한 풍경을 담은 흑백 사진들이 나왔다.

먼 과거라고도, 먼 미래라고도 부를 수 있는 모습이다.

“시간을 벗어난 풍경을 담았다. 고대 문명의 구조물일 수도, SF 영화 세트장일 수도 있는 모습이다.”

이어 샤리에르는 파괴의 천상과 같은, 영적인 성격을 담은 영화를 만든 러시아의 영화 감독을 언급했다.

“나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전통을 지키고 싶었지만 타르코프스키적인 느낌 역시 주고 싶었다.”

그러나 샤리에르의 사진에서 흥미로운 점은 이 사진의 기묘한 분위기는 문자 그대로 파괴의 결과라는 점이다. 사진의 얼룩은 방사성 화학물질들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실제 물질을 사용해 시각적으로 확장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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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화보는 줄리앙 샤리에르의 2016년 가을 뉴욕에서 연 사진전 'Julian Charrière: Freeze, Memory'를 마치고 공개한 것이다.

*허프포스트US의 Toxic Chemicals From A Nuke Site Ate Through These Haunting Photos를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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