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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과 비교되는 '요승' 라스푸틴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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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협하고 포악한 황후' 알렉산드라를 조종해 로마노프 왕조를 붕괴로 몰고 갔던 러시아의 엉터리 승려 그리고리 라스푸틴이 최순실 씨와 관련되어 뉴욕 타임스에 언급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JTBC를 통해 '최순실이 대통령 연설문을 미리 받아보고 수정하기도 했다'는 취지의 보도가 터지기도 전인 24일,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발언을 보도하며 최순실 씨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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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는 '지난 몇 주간 한국 미디어는 박근혜 대통령, 최측근인 안종범과의 관계를 이용해 거대 기업들로부터 수천만 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한 최순실 씨를 라스푸틴과 비슷한 인물로 묘사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오늘 정의당의 추혜선 대변인도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봉건시대 괴승 라스푸틴과 함께 몰락한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를 떠올리게 한다”고 밝혔다.

사람들은 라스푸틴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라스푸틴을 찾으면 이런 글이 나온다. 무시무시하다.

왕조가 망할 때에는 여러 가지 조짐이 나타난다. 경제가 파탄나면서 민심이 이반되고 충신이 제왕의 곁을 떠나며, 어리석은 신하들 사이에 권력을 둘러싼 암투가 횡행한다. 우유부단한 왕은 다가오는 위기를 보지 못하고 간신들에게 정사를 맡긴 채 부질없는 일에 탐닉한다. 백성들 사이에는 온갖 풍문이 꼬리를 물고, 뜻 있는 사람들은 백성들과 함께 하면서 후일을 도모한다. -네이버 지식캐스트

이것은 '대한 계시록'이 아니다. 위에 있는 한 단락은 네이버 지식 캐스트에 있는 '요승 라스푸틴의 전횡(1915년 ~ 1916년)' 항목 첫 단락이다.

라스푸틴은 사실 어떤 면에서는 정사가 존재하지 않는 미지의 인물이다. 그에 관해서는 독약을 먹고도 2시간 동안 살아있었다는 설, 총을 맞고도 다시 일어났다는 설, 목소리만으로 황태자의 귓병을 치유했다는 설이 존재하지만 이런 설을 모두 걷어내고 제정 러시아의 몰락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그는 비선 실세였다. 그리고리 라스푸틴은 최면술을 믿었던 러시아 정교회 이단 종파의 수도승으로 러시아의 황제 니콜라이 2세와 황후 알렉산드라의 아들 알렉세이의 혈우병을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치유한 후 황제와 황후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극심한 신경쇠약증 환자였던 황후의 총애로 라스푸틴은 왕조의 실력자가 됐고, 각료 인사를 비롯한 내정 전반을 좌지우지했다.-한국일보(2015년 12월 16일)

그는 인사권력을 휘둘렀다. 니콜라이 2세가 1914년 1차 세계 대전에 직접 군대를 이끌고 참전하고 난 후엔 내무장관과 전쟁 장관 등의 요직에 자신과 친분이 두터운 사람을 앉히며 막대한 인사 권력을 휘둘렀다.

그는 소문을 만들어냈다. 라스푸틴은 궁정에서 권력을 행사하며 머무는 사이 민중에선 그를 둘러싼 수많은 소문이 돌았고, 그의 권력을 질타하는 소리가 거세졌다.

귀족들이 황실을 지키려 노력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1916년 민중들 사이에서 라스푸틴과 황궁의 관계에 대한 불만이 높아가고 자본가들의 혁명 움직임이 싹트자 위협을 느낀 황실과 귀족사회는 황실을 구하기 위해 라스푸틴을 암살한다.

그러나 1917년 라스푸틴이 암살된 지 두 달 남짓 후 황제는 재위에서 쫓겨나고, 그로부터 1년 후인 1917년 온 가족과 함께 극단적 혁명 세력인 볼셰비키의 손에 살해당한다.

제정 러시아는 1917년 니콜라이 2세의 죽음을 끝으로 막을 내렸으며, 그리고리 라스푸틴은 이를 가속한 인물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