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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역 사망 승객, 살릴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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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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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발생한 '서울지하철 김포공항역 승객 사망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뉴스1에 따르면, 기관사가 승객 안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으나 전문가들은 모두 '섣부른 판단'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

경찰 조사 이후에야 정확한 원인이 가려질 테지만, 현 단계에서도 꾸준히 제기되는 지적이 있다. '인력효율'을 명분으로 도입된 '1인 기관사' 제도가 아니었더라면, 이 승객을 살릴 수도 있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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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출근길 지하철 승객이 전동차와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났다. 사망 사고가 일어난 당시, 해당 전동차 기관사는 승객이 끼였다는 신고를 받았지만 나와서 확인하지 않았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기관사 내규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전동차 내 비상인터폰이 올 경우 기관사는 전동차가 승강장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면 즉시 정차한 뒤 확인한다'

하지만, 서울 지하철 5~8호선은 기관사 혼자 전동차 운행과 안전관리를 모두 책임지는 '1인 승무제도'이기 때문에 기관사가 운전실을 비운 채 일일이 확인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하철 5호선의 한 기관사는 "응급상황 발생시 관제와 연락이 돼야 하기 때문에 운전실을 비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2인 승무제도였으면 김포공항역 사고 상황에서도 다른 한 명이 가서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머니투데이 10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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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사가 당시 상황에서 승객이 안전히 열차 내로 들어왔는지 모니터상으로 확인하기는 불가능하다. 열차에서 내려 육안으로 직접 확인하는 방법 밖에 없다. 그러나 1인 승무제로 운영되는 5~8호선의 여건상 그렇게 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기관사로서는 27초 정도면 승객이 통상적으로 열차 안으로 들어오기 충분한 시간이라고 판단하고 출발했을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하다.(뉴스1 10월 19일)

노조 관계자는 "2인 승무였다면 비상 인터폰을 받고 차장이 열차에서 내려 현장을 확인할 수 있지만 1인 승무체제에서는 현장 확인 등 위기 대응 능력이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1인 승무가 사고를 막을 카드를 줄인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뉴시스 10월 19일)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연구위원 역시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1인 승무 체계이기 때문에 CCTV 사각지대나 기관사가 타지 않는 반대쪽 뒤편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감시를 잘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일본 지하철을 타면, 특히 러시아워 시간에는 상당히 많은 역무원들이 나와 2인 1조로 순회도 하고, 승강장 곳곳에 배치해 몰려든 인파를 조절하기도 하는데요. 그런데 한국의 경우 인력 효율이라는 명분으로 역무원들을 계속 감축해왔습니다. 그래서 승강장에서 역무원들을 볼 수 없죠. 문제가 생기면 시민들이 알아서 대처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실정입니다.

사람의 실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기관사가 어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때 이런 문제를 시스템이 보정하는, 시스템과 사람이 서로 크로스체킹을 해서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데요. 스크린도어 설치되어 있고 자동운전방식이 도입되어 차장 승무도 생략하고 역무원도 빼버리면 기계가 오작동할 때 위험이 배가될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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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울도시철도공사는 '1인 승무제가 사고의 원인은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승객 끼임 상황 등이 발생할 때 기관사가 열차를 떠나 현장까지 가서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1인 승무는 이번 사고의 원인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2인 승무제도로 바꾸려면 지난해 기준 인건비와 차 개조비용 등을 포함해 1400억원이 든다"고 말했다. 도시철도의 경우 매년 무임수송 손실비용 등으로 인해 적자가 쌓이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안전문제를 경제논리로 접근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권영국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정부는 안전을 비용으로 생각하지 말고 별도 예산으로 편성해 투자해야 한다"며 "매번 사고 날 때마다 땜빵식 대책을 세울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머니투데이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