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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과거 개헌에 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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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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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내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전격 선언한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개헌에 대해 어떤 입장이었을까?

먼저 가장 눈에 띄는, 그리고 아마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참 나쁜 대통령" 발언으로 기억하고 있을 그 발언은 2007년 1월에 나왔다.

당시는 노무현 정부가 임기를 1년 가량 남겨둔 시점이었다. 당시 노 대통령은 대국민특별담화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전격 제안했다. 5년 임기로 한 번만 대통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헌법을 바꿔 4년을 임기로 하되, 한 번에 한해 연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

당시 노 대통령은 개헌을 제안하며 "현행 5년의 대통령제 아래서는 임기 4년의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자치단체 선거가 수시로 치러지면서 정치적 대결과 갈등을 심화시키고 적지 않은 사회적 비용을 유발해 국정의 안정성을 약화시킨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 그는 "결코 어떤 정략적 의도도 없다"며 이렇게 설명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정치권 일부에서는 '다가오는 대선에서 공약하고 차기 정부에서 개헌을 추진하자'고 하지만 차기 정부에서의 개헌은 불가능하다"며 "차기 국회의원은 2012년 5월에 임기가 만료되고, 차기 대통령은 2013년 2월에 임기가 만료되므로 단임 대통령의 임기를 1년 가깝게 줄이지 않으면 개헌이 불가능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그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나 자신의 임기를 줄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2007년 1월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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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07년 1월23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특별연설'을 하는 모습. ⓒ한겨레

그러나 당시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분류되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참 나쁜 대통령이다. 국민이 불행하다. 대통령 눈에는 선거밖에 안 보이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참 나쁜 대통령이다. 국민이 불행하다. 대통령 눈에는 선거밖에 안 보이느냐?"고 반문 한 후 “민생경제를 포함, 총체적인 국정위기를 맞고 있고 선거가 일 년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개헌논의를 하면 블랙홀처럼 모든 문제가 빨려 들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번 개헌제안을 “정략적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장을 나타냈다. (경향신문 2007년 1월9일)

그러자 노무현 대통령은 "나쁜 대통령은 자기를 위해 개헌하는 대통령"이라고 반박했다. 우상호 당시 열린우리당 대변인(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개헌을 주장한 '나쁜 사람(대통령)'이 있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 개헌'을 거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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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박 대통령이 개헌 자체에 부정적이었던 것 같지는 않다. 그 때도 박 대통령은 비교적 일관되게 '4년 중임제' 개헌을 지지하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당시 '개인적 의견'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정책의 연속성과 책임정치 구현,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4년 중임제에 대한 확고한 소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결코 개헌을 논할 시점이 아니다"라는 것.

실제로도 박 대통령의 '나쁜 대통령' 발언을 반박한 당시 청와대 보도자료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현재 유력한 대선 후보들도 개헌 자체에 대해서 반대하는 이는 없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는 4년 중임제 개헌이 오랜 소신이며, 오는 2008년에 대통령 임기와 국회의원의 임기가 동시에 끝나게 돼 개헌 논의를 하기에 적기’(04.4.27.연합뉴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청와대 보도자료 2007년 1월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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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2012년 11월, '새누리당 대선후보 박근혜' 신분이던 박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개헌을 언급했다.

2011년 11월6일(정치쇄신공약 발표 기자회견) : "집권 후 4년 중임제와 국민의 생존권적 기본권 강화 등을 포함한 여러 과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해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개헌을 추진해 나가겠다"

다만 이런 내용이 대선 공약집에 정식으로 포함되지는 않았다.

대통령에 당선 된 이후에는 개헌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 때도 개헌 자체에 반대한다기보다는,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는 식의 논리를 폈다.

2014년 1월16일 (신년 기자회견) : "개헌론과 관련해서는, 지난해를 돌아보면 국정원 댓글사건이나 이런 것으로 일년이 다 갔다. 개헌이라는 것은 워낙 큰 이슈이기 때문에 이것이 한번 시작이 되면 블랙홀처럼 모든 것이 다 빨려들어서 이것저것 할 그것을(엄두를) 못 낸다. 경제회복의 불씨가 조금 살아나서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갖고 국민과 힘을 합쳐 민생을 안정시키고 경제가 궤도에 오르게 해야 할 시점에 이런 것으로 또 나라가 다른 생각없이 여기에 빨려들면, 이 불씨도 꺼지고 한 번 살려내기도 힘든데 경제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4년10월6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 "장기간 표류하던 국회가 정상화돼 이제 민생법안과 경제살리기에 주력해야 하는데 개헌 논의 등 다른 곳으로 국가역량을 분산시킬 경우 또 다른 경제 블랙홀을 유발시킬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는 그 어떤 것도 경제살리기에 우선할 수 없다. 경제회생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고 국민 안전과 공직사회 혁신 등 국가 대혁신 과제도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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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12일 (신년기자회견 질의응답) : "개헌으로 모든 날을 지새우면서 경제활력을 찾지 못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개헌은 사실 국민적인 공감대, 또 국민의 삶의 도움이 돼야 하는 것이 전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근본적으로 경제의 발목을 잡는 여러 가지 구조개혁, 경제의 어떤 근본 체질을 바꾸고 튼튼하게 하는 이런 노력들이 지금 아니라면 안된다. 이 때를 놓치면 세계 속에서 기회를 잃어서 30년간 성장을 못한다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데 개헌논의를 시작하면 보지 않아도 (결과는) 자명하다"

2016년 1월13일 :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 "(경제가) 발목 잡히고 나라가 한 치 앞이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개헌을 말하는 건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지금 우리 상황이 (개헌이) 블랙홀같이 모든 것을 빨아들여도 상관없을 정도로 여유 있는 상황이냐. 개헌을 외치는 사람들이 개헌을 생각할 수 없게끔 몰아간다. 청년들은 고용 절벽에 처해 하루가 급한 상황에서, 이러한 것을 풀면서 말을 해야지 염치가 있는 것이냐"

2016년 4월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 :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는 어쨌든 경제를 살리고 나서 공감대를 형성해서 해야지, 지금 이 상태에서 개헌을 하게 되면 경제는 어떻게 살리느냐, 경제가 살아났을 때 국민들도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해서 공감대를 모아서 하는 게 좋지 않겠나 하는 게 저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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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 이후 나온 박 대통령의 개헌 관련 언급은 '블랙홀론'으로 요약할 수 있다. '경제도 어렵고 남북 관계도 어려운데 개헌을 논의하기 시작하면 블랙홀처럼 모든 게 빨려들어간다'는 것.

그러던 박 대통령이 개헌 추진을 전격 선언함으로써 이제 당분간 모든 이슈는 '개헌 블랙홀'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될 전망이다.

게다가 정세균 국회의장이 20대 국회의 문을 열며 개헌을 언급했고,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은 상황이어서 관련 논의는 빠르게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관건은 개헌 그 자체라기보다는 방법과 내용이다. 모두가 개헌을 말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으로 들어가면 의견이 꽤 다르다.

또 어떤 방식이든 다음 대통령이나 현재 국회의원 중 하나는 임기를 단축해야만 한다는 점도 만만치 않은 변수다.

청와대 김재원 정무수석은 "대통령이 개헌논의를 주도해야 한다"며 "개헌안 논의가 지지부진하거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논의가 진척되지 않으면 대통령이 많은 의사를 표현하고 의지를 밝힘으로써 개헌 진행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어쨌거나, 이렇게 '개헌 블랙홀'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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