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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K재단 '대통령 순방사업' 미리 보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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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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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케이(K)스포츠재단으로부터 주요 현안을 보고받고 지시해온 사실이 처음으로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 최씨가 재단 설립이나 인사에만 관여한 게 아니라 거의 모든 중요 사업에서 ‘최종 결정권자’ 역할을 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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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가 23일 최순실씨가 회장으로 있는 ‘더블루케이’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면담(회의) 일지’를 보면, 최씨는 케이스포츠재단으로부터 태권도 시범단인 ‘케이(K)스피릿’ 창단 관련 내용 등을 수시로 보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가 보고받은 장소는 더블루케이 사무실이었다. 참석자는 최씨를 비롯해 케이스포츠재단 쪽 인사 등 4~5명이다. 일지에 나오는 ‘회장’은 최씨다. 최씨는 재단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자신과 가까운 주변 인사들 사이에서 성을 뺀 채 그냥 “회장”으로 불렸다. 더블루케이 관계자는 “최씨가 ‘케이스피릿’뿐만 아니라 수시로 재단 주요 현안을 보고받고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케이스포츠재단에서 아무런 직책도 없지만 최씨가 재단에서 사실상 주인 역할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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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수한 문건들의 회의 일시는 지난 3월25일과 30일이다. 둘 다 안건은 케이스포츠재단의 태권도 시범단인 ‘케이스피릿’ 관련 내용들이다. 이를 뜯어보면 당시까지 케이스피릿은 당시까지 구성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3월25일 문건엔 “시범단 창단 운영 안”, “시범단 창단 여부 확인”이란 문구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32일 뒤인 5월2일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에 동행해 태권도 시범공연을 하게 된다. 게다가 문건 아래엔 “아프리카 시범단 파견 건”이라고 적혀 있다. 극비 사항인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을 민간 재단에 불과한 케이스포츠재단이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케이스피릿의 대통령 외국 순방 동행 경위와 관련해 “실력과 경험이 검증된 단원들이 모인 시범단이어서 선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건의 내용을 보면 청와대가 미리 케이스포츠재단에서 시범단을 보내기로 결정하고, 케이스포츠재단은 한 달여 만에 시범단을 급하게 꾸린 것으로 보인다.

그저 민간인 기구에 불과한 케이스포츠재단으로서는 엄청난 특혜다.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씨의 ‘권력’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케이스포츠 재단의 초대 이사장인 정동구 이사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어 한 달 만에 재단을 떠났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보고를 받은 더블루케이는 케이스포츠재단에서 불과 1.7㎞ 떨어져 있다. 최씨는 더블루케이와 재단 핵심 관계자들에게 “더블루케이는 재단의 영리사업을 맡아서 하는 자회사다”라는 식으로 말했다. 그가 차린 더블루케이에 케이스포츠재단 직원 2명은 아예 출근하다시피 했고, 이들과 재단의 일부 임원이 수시로 최씨에게 주요 현안 등을 보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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