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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남자는 데칼코마니처럼 비슷한 '닮은꼴 인생'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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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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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 어려웠어요. 처음엔 머리카락이 일어서는 기분이더라고요.”

전남 순천경찰서 수사과 경제팀에 근무하는 박형수·이영선(왼쪽) 경위는 19일 “일부러 맞추기도 어려울 만큼 신기하게 같은 경로를 걸었다. 서로를 분신처럼 여기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두 사람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한다. 쉴 때도 담배를 피우러 함께 나가는 단짝이다. 동갑에다 직업이 같고 경험도 비슷해서 마음이 통하는 사이다.

이들은 음력으로 1970년 9월29일 오전 6시에 태어났다. 사주팔자(생년·생월·생일·생시의 간지 여 글자)가 완벽하게 일치하고, 혈액형도 오(O)형으로 같다. 타고난 운은 달랐을까?

이후 두 사람은 입대일·임용일·결혼일·승진일 등 똑같은 닮은꼴 인생을 살아왔다. 결혼식 뒤에는 같은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신혼여행을 갔고, 한때 순천의 같은 아파트에 살기도 했다.

둘은 지난 2009년 순천경찰서에서 함께 근무하게 되기 전까지 서로를 몰랐다. 다른 팀에서 근무하는 동기 정도로만 알았다. 2010년 둘이 한조가 돼 선거사범 수사를 갔다가 돌아오는 차 안에서 비슷한 점이 한둘이 아니라는 걸 발견했다.

박 경위는 이 경위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던 중 생년월일과 비밀번호를 말하는 걸 듣게 됐다. 순간적으로 신상정보를 털린 것으로 착각했다. 자신도 군번을 변형해 비밀번호로 활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이들은 서로 소름이 돋을 만큼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들은 1991년 1월4일 논산훈련소에 함께 입소했다. 6년 뒤인 1996년 7월27일 경찰에 임용됐고, 지난해에는 나란히 경위로 진급했다. 1999년 4월5일 둘 다 5살 연하인 에이(A)형의 아내를 맞아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우연인지 필연인지 나란히 사랑스러운 딸 둘을 낳아 기르고 있다.

박 경위는 “식성도 기호도 비슷하다. 키가 약간 차이 나지만 성격도 비슷하다. 보통 인연이 아닌 만큼 동료로서 친구로서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위는 “한날한시에 죽을 수도 있으니 아프지 말고 몸 관리를 잘하라는 농담까지 한다. 어차피 지내야 하는 결혼·생일 두 기념일은 가족이 모여 같이 보낸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