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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국정원이 '송민순 회고록' 논란에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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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의 국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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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국가안전보장에 관련되는 정보·보안 및 범죄 수사에 대한 사무를 담당"하는 것이 본래 취지이건만 거의 어떠한 통제도 받지 않는 국가권력이라 항상 정치적으로 악용돼 왔다. 멀리는 안기부 시절의 '총풍' 사건부터 근래에는 원세훈 원장 시절의 대선 개입까지, 국정원의 정치 개입 사례는 풍부하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2012년 대선에서 미끄러지게 만든 'NLL 대화록' 논란에서도 국정원은 제 역할(?)을 했다. 2013년 일방적으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한 것.

그런 국정원이 이제 '송민순 회고록'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입을 열기 시작했다. 19일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원 국정감사는 그 출발점이었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결정이 북한의 의견을 물은 뒤 결정됐다는 송민순 전 장관의 회고록 내용이 사실이라고 답했다 한다:

(이완영 새누리당 정보위 간사)는 "김 전 원장이 제일 먼저 북한에 의견을 물어보자고 제기한 게 맞느냐고 질의하자 이 원장이 '맞다'고 대답했다"면서 "이 원장은 또 황당스럽고 이해가 안된다. 참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간사는 "문 전 비서실장이 김 전 원장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렇게 하자고 결론을 냈느냐는 질문에도 이 원장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간사는 "이 원장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맞다고 생각한다'고 한 것"이라면서 "자료에 근거한 것이냐는 질문에 '자료를 본 것은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10월 20일)

민주당 측은 이완영 간사의 발언에 대해 '사기 브리핑'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정보위원회 소속 김병기, 이인영, 조응천 의원과 신경민 의원은 이날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완영 의원이 한 발 더 나가 이병호 국정원장 말에 자신의 말과 생각을 더해 완전히 소설을 썼다"며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 사기 브리핑이다"고 말했다. (노컷뉴스 10월 20일)

다른 국회 상임위원회의 국정감사와는 달리 국정원 국정감사는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일이 없다. 국정원이 자기 조직 보호를 위해 즐겨 사용하는 '보안' 때문. 그래서 통상적으로 국회 정보위의 간사들이 면담 이후 브리핑을 통해 해당 내용을 언론 등에 공개한다.

문제가 되고 있는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북한의 의견을 담아 보고했다는) '쪽지'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 이 원장은 "기밀이기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지만 대선 정국이 본격화된 이후에도 그럴 성싶지는 않다.

일각에선 국정원이 이른바 ‘싱가포르 쪽지’와 관련된 ‘스모킹건(확실한 물증)’이나 관련자 증언을 확보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야당에서 공세를 펼칠 경우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물증을 공개하는 수순으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이날 “추후 기회가 있으면 답변하도록 하겠다.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자료) 공개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했다. (동아일보 10월 20일)

국정원이 다시 대선에 '참전'하는 셈이다. 2012년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2017년 대선에도 국정원은 중요한 행위주체로 남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