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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로 중국집 배달원을 울린 이야기의 주인공이 감사패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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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집 배달원 이성욱 씨가 받은 편지

“쪽지를 열어보고 한시간 동안 울었어요. 아직 세상은 살만한 것 같아요.”

지난 9월 중국집 배달원 이성욱 씨는 ‘집에 혼자 있는 딸 아이에게 자장면 한 그릇만 배달해 달라’는 손님의 주문 전화를 받았다. 이성욱 씨는 배달하고 1시간 뒤 빈 그릇을 수거하러 갔다가 깨끗하게 씻긴 그릇에 담긴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에는 ‘열어보세요. 택배 아저씨’라고 쓰인 편지글이 담겨 있었다. 이성욱 씨는 편지를 읽고 그 자리에서 한 시간 동안 울었다. 편지에는 ‘저희가 밥을 따뜻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쓰인 글과 함께 1000원짜리 지폐 한장이 들어있었다.

이성욱 씨는 “저는 실직 후 음식 배달을 한다. 배달원이라고 무시를 당해도 속으로 참고 넘어가곤 하는데 오늘은 눈물이 너무 나온다”고 말했다. 이성욱 씨가 이 사연을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 올리면서, 누리꾼들은 감동에 휩싸였다. 누리꾼들은 “어찌 이리 (소녀의) 마음이 아름다울까”, “착하고 예쁜 아이네요”, “부모님께서 교육을 엄청 잘 시킨듯하다. 기특하다”등의 댓글을 연이어 올렸다. 그리고 빈 그릇과 함께 편지를 남겨 이성욱 씨와 누리꾼들을 울린 초등학생 김시언 양은 세상을 따뜻하게 만든 공헌으로 사회 공인 캠페인 ‘따뜻한 세상’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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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언 양 가족과 김시언 양.

19일 ‘따뜻한 세상’ 캠페인 사무국의 설명을 종합하면, 김시언 양의 부모는 ‘따뜻한 세상’ 쪽의 연락을 받기 전까지는 시언 양과 이성욱 씨 사이에 있었던 사연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 부모는 “시언이에겐 자연스러운 일이라 얘기하지 않은 듯하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사실 우리 시언이는 공개 입양아”라며 “우리 시언이가 잘 자라줘서 고마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따뜻한 세상’ 캠페인 사무국에서 일하고 있는 박광남 씨는 <한겨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김시언 양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지난해 캠페인 종료 후 2016년 ‘따뜻한 세상’ 캠페인 준비 기간을 가지면서 대한민국의 따뜻한 이야기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김시언 양의 이야기에 많은 누리꾼들이 ‘올해 본 뉴스 중 가장 따뜻하다’는 등의 댓글로 공감하는 것을 보고 추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서로 배려하고 감사하는 일상의 작은 행동이 늘어난다면 사회가 더 따뜻해질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따뜻한 세상’ 캠페인이) 배려와 감사 문화 촉발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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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원 이성욱 씨. 김시언 양에게 받은 편지가 벽에 붙여져 있다. (사진 오른쪽 상단)

김시언 양이 감사패를 받게 된 사실을 다시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올린 이성욱 씨도 가만있지 않았다. 이성욱 씨는 김시언 양에게 감동을 받은 누리꾼의 좋은 댓글을 모은 ‘365일 달력’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김시언 양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느꼈던 따뜻함을 김시언 양도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서라고 그 취지를 밝혔다.

‘따뜻한 세상’은 의류 브랜드 네파의 사회 캠페인으로 우리 사회를 보다 살맛 나는 따뜻한 세상으로 만들자는 취지로 지난해 9월 처음 시작했다. 이야기의 주인공에게 감사의 뜻으로 따뜻한 패딩과 함께 감사패를 수여한다. 북한의 지뢰 도발로 인한 대치 상황에서 전역까지 미뤘던 국군 장병 주찬준 씨와 전문균 씨, 경비원 아저씨와 갑을 계약서가 아닌 동행계약서를 쓴 입주자 대표 장석춘 씨 등 지금까지 총 133명이 선정돼 감사패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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