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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덕분에 명문대학에 들어가 출석도 안하고 학점을 받은 또 다른 정유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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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비선실 세로 알려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가 이화여대에 다니면서 출석 특혜와 학점 특혜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이 일로 이화여대 내에서는 학생들의 항의외 총장 퇴진 구호가 끊이지 않는 중이다. 정유라가 출석을 거의 하지 않고, 블로그를 대충 베껴 레포트를 제출해도 당시 담당 교수는 B학점을 주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역시 부모 덕분에 명문대학에 들어가 출석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도 제적당하지 않은 또 다른 예체능 학생의 이야기가 있다. 어쩌면 당신도 이 이야기를 알고 있을지 모른다. 심지어 이 학생의 이름도 ‘정유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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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안판석 PD가 연출하고 정성주 작가가 극본을 썼고, 김희애와 유아인이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 ‘밀회’의 조연 캐릭터인 정유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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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에서는 피아니스트 진보라가 연기했다. 극 중의 정유라가 대학에 입학할 수 있게 된 사연과 학교생활을 보며 실제의 정유라와 비교해보자.

1. 입학과정

정유라는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공부했다. 공부했을 뿐이지, 실력으로 대학에 들어갈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 정유라의 엄마는 백선생으로 불리는 ‘투자분석가’, 아니 돈의 흐름을 꿰고 있는 역술인이다. 백선생은 한성숙(심혜진)의 투자자문가다. 한성숙이 누구인가 하면 서한그룹 서필원 회장의 후처이고 서한 예술재단의 이사장으로서 서한대학교 음악대학의 운영에도 막대한 권력을 가진 사람이다. 교수들 사이에서는 “백선생이 한성숙의 단골”로 알려져 있는데, 한성숙을 비호하는 쪽에서는 “그건 와전이고, 발전기금 운용에 자문을 구하는 정도”라고 말한다.

the정유라의 입학문제를 놓고 이야기하는 서한대 음대 교수들

어쨌든 정유라는 권력싸움에 뛰어든 강준형(박혁권)이 보기에도 불안한 학생이다. 실력이 너무 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선생의 부탁을 받은 한성숙 때문에 서한대 음대 교수들은 정유라를 신입생으로 입학시킨다. 강준형은 정유라의 입학시험을 위해 따로 후배 교수를 붙여서 레슨을 해주기도 하지만, 이 후배 교수도 “너무 하지 않냐, 저런 애를 어떻게...”붙이냐며 짜증을 낸다. 하지만 그래도 정유라는 대학에 입학한다. 실제의 정유라 또한 입학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는지 여부가 의혹이다. 이화여대 교수협의회는 최경희 총장에게 보낸 공문에서 "2014년 체육특기자 수시 서류 제출 마감일이 지나 정씨가 아시안 게임승마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 입시에 반영될 수 있는지 여부, 면접 당시 정씨가 금메달과 선수복을 착용한 점, 입학처장이 면접위원들에게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고 압박한 점 등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2. 학교생활

그런데 그렇게 입학한 정유라가 학교생활을 제대로 할 리 없다. 드라마 속 대사에서 정유라는 “저는 피아노도 아나고 첼로도 아니에요”라고 말한다. 실제의 정유라는 ‘승마’라는 나름의 특기라도 있었고, 승마를 잘하려고 K스포츠 재단의 지원을 받아 독일에서 살 집을 구해 전지훈련을 하기라도 했지만, ‘밀회’의 정유라는 그런 마음도 없었던 것이다. 드라마 속의 정유라가 학교에 관심을 가지는 순간은 선재(유아인)를 보았을 때 부터다.

3. 학점특혜

학교도 제대로 나가지 않는 딸이 걱정된 백선생은 전공교수인 강준형이 아닌 기악과 김인주 교수(양민영)를 고급 미장원에서 만나기도 한다. 김인주 교수는 자신은 전공 교수가 아니기 때문에 정유라의 학점을 다 잘 줄 수 없다고 한다. “신경쓰지 마세요. 합주가 잘 안맞는 애들이 있거든요. 저야 뭐 전공도 다르고, 또 조별과제라 출석만 하면 F는 안주죠.”

the정유라의 학점 특혜에 대해 이야기하는 백선생과 김인주 교수

백선생은 이렇게 답한다. “그나마도 안하니까요. 또 뭐 이래서 감히 교수님을 따로 뵙는 거고...” 이때 김인주 교수는 학점특혜를 줄 수 있는 방법 하나를 쓸쩍 흘린다. “그 이상은 할 수 없어요. 제 쪽으로 전과를 하지 않는 한....” 백선생은 유라가 중학교 때까지 첼로를 했었다며 교수의 말에 반색한다. 그러면서 또 한 마디. 수익률 확인하셨죠?” 역술인이자, 투자분석가인 백선생인 딸을 위해 김인주 교수에게도 투자자문을 해준 것이다.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실제 정유라의 경우 최순실씨가 지도교수에게 항의를 하자, 지도교수가 바로 바뀌었다고 한다.

‘밀회’의 극본을 쓴 정성주 작가가 실제 ‘정유라’의 이야기를 어디선가 듣고 ‘밀회’ 제작 당시에 같은 이름을 썼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아내의 자격’과 ‘풍문으로 들었소’, 또 그 이전의 ‘아줌마’를 통해 한국사회의 상류층들이 영위하는 기만적인 생활을 그려온 그가 ‘밀회’의 정유라 또한 실제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었을 것만은 분명하다. 하필 이름이 같은 것이지만, 절묘한 ‘우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