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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선거도 안 했는데 '선거 조작'이라고 섀도 복싱을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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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선거 조작'을 주장하며 섀도 복싱을 하고 있다. 문제는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트럼프의 주장을 믿고 분노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15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올렸다.

"사기꾼 힐러리를 밀고 있는 미디어가 거짓되고 근거도 없는 주장, 노골적인 거짓말로 선거를 조작하고 있고, 투표소에서도 조작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주부터 트럼프는 계속해서 '미국의 선거는 거대한 거짓말'이라며 아직 하지도 않은 선거가 조작될 거라고 떠들고 다녔다. 이에 공화당 리더들을 비롯해 양당의 선거관리 위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인 존 허스티드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은 "우리는 투표를 하기 쉽고 속이기 어렵게 만들어왔다"며 "오하이오는 항상 해왔던 것처럼 깨끗한 선거를 치를 것이다"라고 확언했다.

심지어 트럼프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역시 트럼프의 '선거 조작' 주장에는 다른 태도를 비쳤다. 같은 날 NBC 방송의 '밋 더 프레스' 인터뷰에서 그는 "미국인들은 미디어의 명백한 편향 보도에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사람들이 '조작된 선거'라고 느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면서도 트럼프와 자신은 "대선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미국의 선거는 다른 민주 국가들과는 달리 크게 분산되어 있어 거대한 규모의 사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무척 희박하다'며 '게다가 경합 주에서는 공화당 소속 선거 관리인과 당원들이 투표함을 지켜보고 있고, 그들이 클린턴이 투표를 조작하는 데 동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트럼프가 이런 '선거조작'을 주장하는 이유는 그의 지지자들이 쏟아내는 말을 들어보면 분명해 진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쿠데타를 언급하고, 심지어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감옥에 보내거나 총살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선거 패배 시 불복종 운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

clinton

15일 미 일간 보스턴 글로브에 따르면 트럼프의 열성 지지자로 도급업자인 댄 보우맨(50)은 최근 오하이오 주(州) 신시내티 유세에서 "만약 클린턴이 대통령에 취임하면 우리가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길 희망한다"면서 "그녀는 감옥에 가거나 총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필요하다면 우리는 혁명을 일으켜 그들을 쫓아낼 것"이라면서 "엄청난 유혈사태가 있겠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다. 나는 이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어떤 일이든 할 것"이라고 강했다.

직업이 목수인 스티브 웹(61)은 소수계 이민자들에 대한 증오심을 드러냈다.

그는 보스턴 글로브에 "'투표구를 잘 감시하라'라는 트럼프의 말을 귀담아듣고 있다"면서 "소위 '인종 프로파일링'이라고 하는데 영어를 잘 못하는 멕시코인, 시리아인들을 감시할 것이다. 그들 뒤에 바짝 붙어서 그들이 어떤 책임을 물릴 만한 일(불법행위)을 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측근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선거조작 주장에 동조했다.

rudolf giuliani

줄리아니 전 시장은 CNN의 프로그램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서 검찰로 일하던 시절 시카고 선거에서 720명의 '망자(亡者) 투표' 적발 사실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도심 지역에서 망자 투표를 활용한 조작으로 승리를 훔쳐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필라델피아와 시카고에서 공정한 선거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기를 기대하느냐"며 "그렇다고 말하면 나는 멍청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