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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마치고 쇼핑을 가면 신중하지 못한 결정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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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pping

맨해튼에서의 내 첫 직장은 5번 대로에 있었다. 난 꿈의 도시 한가운데에서 일하게 되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가장 좋아했던 건 옷가게들이었다. 하루 일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기만 하면 모든 게 있었다.

가을에 입으면 완벽할 느슨한 울 코트들, 내 기분에 따라 보여주고 싶은 어떤 성격에든 어울릴 드레스들, 여우 얼굴이 프린트된 귀여운 양말들이 늘어선 현란한 디스플레이들을 거부하기란 힘들었다. 특히 요즘 힙한 소매상들의 옷 가격은 내가 충분히 살 수 있는 정도라 더욱 그랬다. 나는 한 번에 너무 많은 옷을 사고 있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미국인들은 전반적으로 지나치게 쇼핑을 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옷을 너무 많이 사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고, 저렴한 가격도 그 중 하나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우리의 쇼핑 행동에 부지불식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요인들도 있다고 한다. 그런 요인들은 사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이다.

신경 과학 연구에 따르면 정신적으로 지쳤을 때 충동적인 쇼핑을 한다고 한다. 직장에서 하루 종일 일한 것 만으로도 우리의 한정된 자제력은 바닥날 수 있고, 결정을 평가하는데 필요한 뇌 영역이 거의 꺼지다시피 한다.

즉 사무실에서 걸어나와 아래층의 가게로 들어가는 사람은 가장 좋은 상태의 당신이 아니고, 돈과 미래 계획에 관한 결정을 내려선 안 될 사람이란 뜻이다.

최근 실험실에서 소비자들의 일상 경험을 닮은 상황을 만들어 평범한 하루의 피로가 자제력이 어느 정도 필요한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했다. 연구자들은 피로가 결정을 평가하는 뇌 영역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 싶었다. 이 영역은 자전거 살 돈을 모을 수 있도록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지 말라고 말하는 당신 머릿속의 현명한 판관을 말한다.

“우리가 소비 또는 저축을 결정하는 신경적 기반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즉각 10달러의 금전 보상을 받는 것과 1년 뒤에 100달러를 받는 것 중에서 결정하려면 뇌가 각 선택지에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뇌의 특정 영역을 임시로 억제하면 즉각적 보상을 선택하는 확률이 더 높아진다.” 6월에 국립과학원 회보에 실린 이번 논문의 저자인 신경과학자 바스티엔 블레인의 말이다.

측면 전두엽 피질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을 때는 우린 비이성적 선택을 한다. 블레인과 동료들은 자원자 35명에게 작업 기억과 과제 전환에 관련된 일을 시켰다. 두 가지 모두 측면 전두엽 피질을 많이 사용해야 하는 일이다. 그리고 측면 전두엽 피질이 피로해졌을 경우 피험자들이 실험 직후 더 충동적이 되는지 측정했다.

당신이 일상에서 직접 경험해 본 일일 수도 있는데, 심리학에서는 의지력은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애초에 있긴 있을 경우의 이야기다). 실험실에서 심리학자들은 자제력의 한계를 보인 바 있다. 방금 구운 쿠키의 유혹을 거부했던 사람들은 나중에 어려운 퍼즐을 풀다가 일찌감치 포기했다. 단기간에 생각을 열심히 하거나 너무 많은 결정을 내려야 했던 사람들은 마음이 지치지 않았던 사람들에 비해 얼음물 속에 손을 오래 담그고 있지 못한다. 한 가지 과업에 자제력을 사용했던 효과가 다른 과업에 영향을 주어, 심리학자들이 자아 고갈이라고 부르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블레인의 연구에서 사람들은 힘든 인지 작업 15분 후에 자아 고갈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연구팀은 비슷한 연구들에서 보통 사용하는 단기간 실험을 넘어 전형적인 하루 일과를 닮은 실험을 하기로 했다. 어려운 과업을 수행했던 피험자들은 하루가 끝날 무렵 더 충동적이 되었다. 쉬운 과업을 했거나 6시간에 걸친 실험 중간에 쉬었던 사람들은 충동의 증가를 보이지 않았다.

6시간이 전형적인 노동일로 간주된 이유는 이 실험이 프랑스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루에 8시간 이상을 일하는 게 보통인 미국 기준으로 실험을 했다면 결과는 더 나빴을 것이다.

뇌 영역의 활동을 측정하는 fMRI 스캔을 사용해, 피험자들의 충동이 측면 전두엽 피질의 활동 감소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의 연구 결과는 집중된 신경 피로가 현실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으며, 경제적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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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내 첫 직장 이야기로 돌아가자. 쇼핑 천국 한복판에 있었던 그 곳에서 일하며 나는 매일 아름다운 옷들의 유혹에 노출되었다. 인턴이라 수입은 빠듯했는데도, 나는 언제나 귀여운 탑이나 스타일리시한 구두를 살 돈은 있었다. 소매 기업들이 엄청난 속도로 내놓는 싸고 트렌디한 옷들의 과잉 공급 때문이었다.

패스트 패션 트렌드는 옷을 버리기 쉬운 것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패션 업계는 환경을 가장 많이 오염시키는 세력 중 하나가 되었으며, 우리가 버리는 수백만 톤의 섬유 폐기물은 이미 전세계 매립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나는 블레인에게 이 연구를 통해 자신의 행동을 바꾸게 되었는지 물었다. “물론이다. 이제 나는 언제나 아침이나 주말까지 기다렸다가 구매 결정을 한다. 또한 하루 일을 마치고는 충동을 억누르려 애쓴다. 내 욕망이 순수히 일시적인 것이며, 하룻밤 쉬고 나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사고 나서 후회하는 우리의 결정이 근본적인 성격 결함 때문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정신적 피로 때문일 수도 있다는 걸 들으니 좀 위안이 되었다.

그리고 해결책은 꽤 단순하다.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일하는 틈틈이 쉬어라. 혹은 블레인처럼 퇴근 직후 구매하지 말고 주말이나 아침까지 기다려라. 뭔가를 사고 싶은 욕구가 일시적인 건 아닌지 언제나 며칠 기다려 보아라. 당신의 결정이 지금의 마음 상태 때문인가, 객관적으로 좋은 아이디어인가? 무언가를 사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면 당신이, 그리고 당신의 뇌가 좀 더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걸 기억하라.

정신적 피로는 아무 생각없는 쇼핑의 한 가지 요소에 불과하다. 블레인의 연구에서 사람들은 6시간 동안 일하고 나자 겨우 10% 더 충동적이 되었다. 분명 우리의 구매 결정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이 더 많을 것이다.

기분도 그 중 하나다. 기분 좋은 음악을 들으면 가치 평가와 관련된 두뇌 영역의 정상 활동이 증가되어, 눈에 들어오는 물건을 뇌가 좋아하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게 밝혀져 있다. 그러니 쇼핑 중에는 헤드폰을 벗는 게 좋을 수도 있다.

허핑턴포스트US의 You Make Reckless Decisions When You Shop After Work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