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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치유재단이 위안부 피해자 '현금' 지원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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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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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현금지원을 시작한 화해·치유재단은 생존피해자 전체의 동의를 받지 못한 채 사업 취지를 수용한 일부 피해자 중심으로 사업의 첫걸음을 뗐다.

일본이 소녀상 이전 설치 문제를 강하게 요구하는 데다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피해자들에게 사죄편지를 전할 용의가 “털끝만큼도 없다”고 밝힌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양국 정부의 합의사항 ‘이행’만을 강조하는 정부의 태도는 거센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재단의 발표를 보면, ‘위안부’ 생존피해자는 지난해 12월 28일 기준 46명(현재는 40명)인데 이 중 국내에 개별적으로 거주하는 이는 30명, 시설에 거주하는 이는 13명, 해외에 거주하는 이는 3명이다. 재단은 46명 중 32명에 대해 면담을 추진했지만 3명은 거절하거나 연기해 29명과만 면담을 갖고 사업을 수용할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본인이 직접 수용 의사를 표현한 경우는 11명, 노환 등으로 보호자의 도움을 받아 수용 의사를 표현한 이는 13명이었고, 합의 이후 사망해 유족이 수용 의사를 표명한 경우는 5명이었다. 생존피해자에겐 1억원, 사망피해자에겐 2천만원의 현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재단은 앞으로 현금지원 사업 신청서를 접수받는 동시에 추모사업 등도 함께 추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생존피해자 중 면담을 거부하는 이들도 설득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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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소녀상에 목도리를 두르고 있다.

현재 정부에 등록·인정된 ‘위안부’ 피해자 245명 중 지난해 합의 이전에 사망한 199명에 대해서는 유족을 통해 지원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허광무 재단 사무처장은 “지급을 원하시는 생존자분들이 워낙의 고령이시라 서둘러달라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 지급을 최대한 서두를 예정이며, 면담 거부하시는 분들, 합의가 마음에 안 드시는 분들도 물론 있으시겠지만 그분들 의견도 더 듣고 싶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단체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성명서를 발표해 “말로 하기조차 힘든 일본군 ‘위안부’로서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국내외에 증언하며 정의 회복을 요구해 온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이제 와 소수의 목소리처럼 치부하고 지급받는 피해자 숫자를 전면에 내세워 부당한 합의 이행을 끝내 강행하는 정부는 피해자들을 양분시키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피해 당사자인 김복동 할머니는 기자회견을 열고 “돈은 물론 재단과 면담할 생각도 없다. 정부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우리는 일본과 싸워서 일본의 사죄와 법적 배상을 받기를 바란다”며 “정부가 이런 사업을 하면 우리를 위로금 받고 팔아먹는 것밖에 안 되지 않느냐. 정부는 정부대로 하고, 우리가 싸우는 데 관여하지 말라”고 정부를 일갈했다.

10명의 피해 할머니들이 거주하고 있는 나눔의집 안신권 소장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재단이 (10억엔) 배분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일본이 보낸 10억엔이 배상금도 아닌데, 피해자에게 이 돈이 배분되는 순간 일본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이 끝났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는 단순히 할머니들에 대한 지원만이 아니라 여성 인권을 위해 희생하고 싸워온 전 국민의 문제이며, 국가의 자존심 문제”라고 강조했다.

안 소장은 “기자회견과 항의집회를 열어 우리의 의견을 강하게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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