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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론에 다시 발동이 걸리고 있다. 하지만 여야의 속내는 각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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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코리아 VR 페스티벌을 둘러본 뒤 벤처·스타트업 기업인과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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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진경준 커플과 미르·K스포츠재단이 몰고온 폭풍우가 아직 잦아들지 않았건만 한동안 조용하던 개헌론이 다시 부상하는 분위기다. 대선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

개헌을 말하는 이들은 많지만 각기 의중은 다르다. 정치권의 각 세력들은 대선 정국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개헌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친박계는 정권 재창출을 위한 포석으로서 개헌론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일보의 분석을 보자:

친박계는 ‘영입 0순위’로 꼽고 있는 반 총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긴 하지만 그를 내세워 대선승리는 물론 여당 후보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자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로의 개헌을 통해 ‘반기문 외교 대통령- 친박계 실세 총리’라는 안정적인 정권재창출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계산을 진작부터 하고 있다. (한국일보 10월 10일)

비록 청와대는 "지금은 개헌 이슈를 제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여권발 개헌론'에 대해 제동을 거는 모양새를 보여주었지만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예산안 등의 현안이 처리되면 논의를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이 원하는 협치를 이루기 위한 고민을 많이 하고, 여야 의원들도 그런 논의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귀담아듣고 있다"며 "개헌은 대통령이 발의하거나 국회가 발의하는데, 개개인이 입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개헌 논의를 진행하는 데 대해 인위적으로 저지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10월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마지막 해인 내년에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개헌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

‘승부사’인 박 대통령이 임기 말 정국 주도권을 틀어쥐기 위해 개헌 카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의 개헌’은 여소야대의 국회 상황과 임기 말 권력 누수 등 청와대에 불리한 내년 정국 상황을 순식간에 반전시킬 수 있는 파괴력 있는 카드다. (한국일보 10월 10일)

개헌론의 주요 관건은 대통령 4년 중임제로 갈 것이냐 아니면 내각제 또는 분권형대통령제로 갈 것이냐다. 이 또한 각 세력들 나름의 계산이 깔려 있다. 중임제를 말하는 쪽은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를 강조하는 편이고 내각제·분권제는 대통령 권력의 분산을 강조한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상대적으로 중임제를 선호한다. 이미 야권 대선주자로서 주도권을 누리고 있기 때문. 반면 김종인 의원을 필두로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 등의 예비 주자들은 분권제를 선호한다. 한국일보는 특히 김종인 의원의 행보에 주목한다:

주목할 점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야권발 개헌론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대목이다. 김 전 대표는 ‘비패권 지대’라는 이름으로 대통령 임기 단축 공약을 내걸고 개헌을 주도할 차기 대선주자를 모으고 있다. 그는 김무성 전 대표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접촉면적을 여권 인사들로 넓히고 있다. 게다가 정계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까지 3지대행 선언을 할 경우 야권에서 개헌론이 불타오를 수 있다. (한국일보 10월 10일)

물론 개헌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멀고도 험하다. 국회 의결 정족수인 200명 이상을 모으기도 쉽지 않고, 각자가 생각하는 개헌의 그림이 다르기 때문에 합의가 나올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어느덧 개헌이 이번 대선의 주요 이슈가 된 것을 볼 때, 이 '다이내믹 코리아'에서 정말로 뭔가 벌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