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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될 생각이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실히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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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루이스 – 많은 기대가 일었던 일요일 밤의 대선 토론이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는 현대 미국 정치보다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에 더 어울릴 선거 공약을 했다.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에게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당신은 감옥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과연 대통령이 되어도 될 지를 아직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면, 일요일의 트럼프를 봤다면 명확해졌을 것이다. 선거에서 이기기 보다는 클린턴에게 최대한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는 게 전략인 것 같았던 트럼프만큼 그 현실을 잘 깨닫고 있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90분 동안 클린턴을 깎아내리다 서로에게 좋은 말을 하나씩 해주라고 했던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에서 트럼프의 현실 인식이 드러났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자녀를 칭찬했지만, 트럼프는 클린턴의 포기할 줄 모르는 정신을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했다. “힐러리에 대해서 이건 인정한다. 그녀는 그만두지 않는다. 그녀는 포기하지 않는다. 나는 그걸 존중한다. 있는 그대로 말하겠다. 그녀는 전사다. 그녀가 싸우는 것들의 상당 부분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여러 경우에 있어 나는 그녀의 판단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는 열심히 싸우고, 그만두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다. 나는 그게 아주 좋은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hillary clinton

토론 시작 때와는 정말 달랐다. 무대에 걸어나오며 두 후보는 서로에게 악수를 청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금요일에 그의 ‘락커 룸 대화’가 공개된 이후 잠을 설치기라도 했는지 처음부터 시무룩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그의 메시지는 축 처진 태도와는 정반대였다. 트럼프는 지난 번 토론 이후 클린턴 부부의 딸 첼시를 생각해 빌 클린턴의 여성에 대한 취급을 언급하지 않으며 살살 했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토론 시작 17분만에 공격을 시작했다.

“이 나라의 정치 역사상 여성을 그토록 학대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트럼프는 빌 클린턴에 대해 이렇게 말하며, 지금 청중 중에도 그를 비난한 사람들이 몇 명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측은 이런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려할 시간이 며칠 있었다. 그들은 무시하기로 선택한 게 분명했다. 클린턴은 곧 트럼프가 셀러브리티라는 지위를 사용해 여성들을 성폭행했다고 떠벌린 금요일의 발언을 끄집어냈다.

트럼프는 자신의 발언이 ‘락커 룸 대화’라고 치부하며 자신은 한 번도 여성을 성폭행한 적이 없고 2005년에 떠벌렸던 일들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최소한 그는 사적인 자리에서 여성을 성폭행한 일을 떠버리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부류의 남성으로 보였다.

hillary clinton

트럼프는 토론에서 자신의 문제를 빌 클린턴의 여성 문제로 돌리려 할 거라고 며칠 동안 암시해 왔지만, 그만큼도 기다리지 못했다.

트럼프는 함께 다니던 기자들에게는 일언반구도 없이, 토론 시작이 2시간도 남지 않았을 때 빌 클린턴의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비난했던 여성 3명, 힐러리 클린턴이 수십 년 전 변호했던 남성을 강간 혐의로 고발한 여성과 함께 사진을 찍는 자리를 만들었다.

워싱턴 대학교 캠퍼스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시내 호텔의 회의실에서 ‘토론 준비’라는 이름으로 기자들을 초빙해서, 이 여성들이 발표한 성명을 4분 동안 들려준 뒤 다시 내보냈다. 금요일에 드러난 트럼프의 발언에 대한 질문을 한 기자들도 있었지만 트럼프는 대답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연단이 없는 무대에서 어찌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것 같아 보일 때도 있었다. 토론 초반에 재킷 단추를 풀었는데, 그러니 더욱 지쳐 보였다. 자기 의자 뒤에서 몇 번이나 빙빙 돌고, 의자에 기대 눈을 감기도 했다.

트럼프 뭐하는 거야

초반에는 클린턴 뒤로 슬금슬금 걸어가 이야기하는 클린턴 뒤에 서 있는 어색한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트럼프는 괜히 무대를 돌아다니는 중

진행을 맡은 ABC 뉴스의 마사 래대츠와 CNN의 앤더슨 쿠퍼와 트럼프는 초반부터 삐걱거렸다. 쿠퍼가 트럼프에게 클린턴을 방해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후반에는 래대츠는 신물이 난 것 같았다. 트럼프는 이라크 모술의 공격에 대해 몇 주 전부터 이야기해 IS 지도자들이 탈출할 시간을 준 미군을 조롱했다. 래대츠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지 않고 트럼프에게 군이 그럴 결정을 내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민간인들에게 경고를 해주기 위함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토론이었다면 이건 정말 놀라운 순간이었을 것이다. 일요일 토론에서는 그렇게 눈에 띄는 장면도 아니었다. 트럼프는 클린턴을 "악마"라고 부르고 "그녀의 마음 속엔 엄청난 증오가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의 퍼포먼스도 대단하지는 않았다. 클린턴의 전략은 도널드 트럼프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놔두고 그의 멍청함이 불타오르게 내버려 두자는 것 같았다. 과연 활활 타올랐다.

편집자주 : 도널드 트럼프는 꾸준히 정치적 폭력을 조장하고, 그는 상습적인 거짓말쟁이이며, 겉잡을 수 없는 제노포비아, 인종주의자, 여성혐오주의자인 데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태생이 아니라고 믿는 사람들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반복적으로 -전 세계 16억명에 달하는-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말하는 인물이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Donald Trump Made It Clear — Again — That He’s Unfit For The Presidency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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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 도널드 트럼프 2차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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