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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사가 성추행을 신고했다. 대대장은 "대대를 위해 그냥 넘어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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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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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을 대상으로 한 군대 내 성폭력이 해마다 늘고 있는 가운데, 육군 3군사령부 산하 부대에서 간부들이 성추행 사건을 은폐·무마하려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9일 한겨레에 제공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3군사령부 산하 부대의 여군인 ㄷ하사는 지난 6월 대대장이 주관하는 회식에 참석했다가 같은 부대 소속 ㅇ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한 참고인의 진술조서를 보면 ㅇ상사는 당시 ㄷ하사를 불러 곁에 앉힌 뒤 어깨를 만지고 등을 쓰다듬으며 “너 좋아하는 거 알지, 라면 먹고 2차 가자”고 말했다. ㄷ하사를 향해 입맞추는 시늉을 하거나 엉덩이를 툭툭 건드리기도 했다.

이튿날 ㄷ하사는 용기를 내어 대대장을 찾았지만 상급자의 대응은 실망스러웠다. 대대장은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ㄷ하사에게 “잘 생각해라. 대대를 위해 그냥 넘어가라. (부대를) 와해시켜가면서까지 이루고자 하는 것이 뭔지 나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군대 내 성폭력 사건 처리 규정에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피해자의 뜻과 상관없이 육군본부에 보고하도록 돼있지만 ㄷ하사의 피해를 보고받은 사단 참모장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사과한 뒤) 피해자에게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하거나 문제삼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받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ㄷ하사는 가해자의 인사이동을 전제로 확인서에 동의를 해줬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지난 7월께 군단 헌병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가해자는 현재 구속된 상태다.

이철희 의원은 “군대 내 성폭력 근절 대책이 마련돼도 간부들이 피해사실을 은폐하려 하는 폐쇄적 문화를 뿌리뽑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하다”며 “성 군기 위반사건에 대한 신고·보고 절차를 강화하는 등 성 군기 확립 대책을 근본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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